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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삼성·SK, 인텔·AMD CPU 신제품 출시에 화색… 1년 기다린 DDR5 빛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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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인텔 12세대 코어 프로세서 '엘더레이크'. /인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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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과 AMD가 하반기 데스크톱과 노트북용 중앙처리장치(CPU)에 이어 서버용 CPU 등 새 프로세서를 선보인다. 이들 CPU는 모두 차세대 D램 규격인 DDR5를 지원, 세계 수위에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는 새 CPU 출시가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반도체 시장 둔화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고부가제품인 DDR5 D램이 돌파구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11일 인텔에 따르면 인텔 새 CPU는 다음 달 진행되는 개발자 행사 ‘인텔 이노베이션’에서 소개될 예정이다. 13세대 CPU로 ‘랩터 레이크’라는 이름이 붙었다. 양산 지연으로 우려를 샀던 최신 서버용 CPU ‘사파이어래피즈’도 같은 행사에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 두 제품 모두 DDR5 D램을 지원하며, 10㎚(나노미터)급 인텔7 공정으로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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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컴퓨터 제조업체 크레이가 미국 에너지부에 납품하는 엑사스케일 슈퍼컴퓨터 오로라. 인텔 서버용 CPU 사파이어래피즈가 채용될 예정이다. /인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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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D는 오는 9월 중순쯤 젠4(Zen4) 기반 데스크톱용 CPU 라이젠 700시리즈를 선보인다. 지난 2020년 전작 젠3 라이젠 5000 이후 3년 만의 신제품이다. 라이젠 7000은 대만 TSMC 5㎚ 공정으로 전량 생산된다. 반도체는 회로 폭이 미세할수록 더 높은 성능과 낮은 전력소모를 갖추게 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AMD는 인텔 제품보다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주장한다. 이와 함께 라이젠 7000과 같은 설계구조(아키텍처)를 가진 서버용 CPU 에픽 7004(제노아)도 연말쯤 소개한다.

데스크톱·노트북 CPU 시장에서 인텔 점유율은 압도적이다. AMD는 인텔의 점유율을 빼앗아오는 방식으로 영역을 넓히는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머큐리리서치에 따르면 데스크톱 CPU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4분기 기준 인텔 83.8%, AMD 16.2%로 격차는 66.6%포인트다. 이는 전년 동기인 2020년 4분기 점유율 격차 61.4%포인트에서 더 벌어진 것이다. 지난해 10월 인텔이 12세대 CPU 엘더레이크를 출시하면서 점유율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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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사 수 AMD CEO가 새 CPU 라이젠 7000을 소개하고 있다. /리사 수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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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노트북)용 CPU 시장에서도 인텔이 앞선다. 다만 인텔 노트북 CPU 점유율은 데스크톱과 달리 70%대다. 지난해 4분기 인텔은 78.4%, AMD는 21.6%다. 전년 62%포인트의 격차는 56.8%포인트까지 줄었다. AMD가 노트북용 CPU인 세잔을 출시한 덕분이다. 또 저전력 CPU 루시엔을 내놓기도 했다.

서버용 CPU 역시 인텔이 시장 지배적인 점유율을 보인다. 전체 서버의 89.3%가 인텔의 CPU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AMD는 갓 10%를 넘었다. 다만 이 시장은 따로 승리자가 없는 상황이다. 시장 성장세가 무섭게 오르고 있어서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2021년 서버 시장은 906억달러(약 118조8600억원), 올해는 이보다 13.7%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IDC는 인플레이션 해소와 공급망이 안정된다는 전제하에 2025년 서버 시장 규모가 1274억달러(약 167조14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새 CPU가 차세대 D램 규격인 DDR5를 지원하면서 메모리 시장 둔화를 우려하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기대가 커지는 중이다. 전체 D램 시장에서 DDR5 비중은 현재 시점에서 10% 내외로 크지 않지만, 2024년 43.3%까지 확대될 전망인데다 DDR4 대비 DDR5는 평균판매가격이 30% 이상 비싸 같은 양을 팔 때 더 많은 수익을 거둘 수 있다. 두 회사는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적극 활용해 10㎚급 DDR5 D램 양산 역량을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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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차세대 서버용 고성능 SSD·고용량 D램 모듈.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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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R5 D램은 CPU의 연산을 돕는 메모리반도체로, DDR4 대비 연산 속도가 2배가량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낮은 성능의 CPU를 사용하는 PC에서는 성능 차이가 두드러지지 않으나, 서버나 모바일(스마트폰)과 같이 고도의 연산을 하는 CPU에서는 얘기가 달라진다. CPU의 성능을 100% 이상 끌어낸다. 이 때문에 DDR5 D램은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머신러닝 등에 최적화돼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해 DDR5 D램 양산 준비를 마쳤다.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최근 있었던 2022년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서버는 지정학 이슈 등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는다”라며 “생활에 필수적이고, 업무의 상당 부분이 서버 기반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한 부사장은 “다만 현재 (시장에 대해) 낙관적 전망만 할 수는 없어 전망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 중이고, 이런 수요 전망의 결과로 서버용 메모리 분기 최대 판매를 달성했다”며 “하반기에는 DDR5 등 양산이 시작되고 시장이 커질 것으로 보여 새로운 플랫폼(CPU) 고부가가치 제품 등을 중심으로 최적화를 계속할 것이다”라고 했다. 박명수 SK하이닉스 D램 마케팅 담당 부사장은 “DDR5 수요는 내년 초부터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라며 “AI, 머신러닝 등 고성능컴퓨팅(HPC) 시장에서 고성능, 고용량, 워크로드를 필요로 하고 있어 시장 성장성에 대한 의심 없이 내년부터 DDR5 제품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박진우 기자(nicholas@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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