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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인 유럽관광 못하도록"…EU서 비자 중단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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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서방에 전면적인 여행금지 촉구

EU 집행위, 비자 중단에 신중…헝가리 등 일부 국가 반대

연합뉴스

전쟁 지지 'Z' 간판 설치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거리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송병승 기자 = 유럽연합(EU) 국가들이 러시아인에 대한 관광비자 발급을 중단하려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동참하고 있는 EU는 러시아인이 자유롭게 EU 역내 국가를 여행하는 것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독일 공영 도이체벨레 방송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라트비아가 이달 초 러시아인에 대한 비자 발급을 중단한 데 이어 러시아 접경 에스토니아와 핀란드도 이에 동참하면서 모든 EU 국가가 러시아인에 대한 관광비자 발급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카야 칼라스 에스토니아 총리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유럽은 러시아인에 대한 비자 발급을 중단해야 한다. 러시아인의 유럽 방문은 이제 인권 차원이 아니라 특권으로 간주해야 한다. 이제 러시아인의 유럽 여행은 끝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도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유럽에서 잔인한 침략 전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러시아인이 정상적인 삶을 영위하게 할 수는 없으며 유럽을 여행하게 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칼라스 총리는 EU 역내 자유통행을 규정한 솅겐조약 가입국들이 러시아인에게 비자를 발급하면 러시아와 국경을 접한 국가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U는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에 러시아 항공기의 EU 역내 상공 비행을 금지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인은 육로로 핀란드 등으로 이동한 후 항공편으로 갈아타야만 다른 EU 국가로 갈 수 있다.

연합뉴스

러시아 공항에 멈춰 있는 아에로플로트 비행기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북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일부 EU 국가가 러시아인에 대한 비자 발급 중단 움직임을 보인 것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서방 국가에 러시아인에 대한 전면적인 여행금지를 촉구한 것과 때맞춰 나온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최근 워싱턴포스트(WP)와 회견에서 침략국가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징벌적 제재가 너무 약하다고 지적하면서 러시아인에 대해 1년간 여행을 금지하고 아울러 서방에 거주하는 러시아인을 추방할 것을 요청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제재는 러시아인에게 국경을 닫는 것이다. 그들이 철학을 바꿀 때까지 자신들만의 세계에서 살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우크라이나 정부는 전 세계 각국 정부가 입국 비자를 신청하는 러시아 국민에게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지지 여부를 물어봐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측의 강력한 요청에도 헝가리 등 친러시아 성향의 EU 국가들은 비자 발급 중단에 회의적인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EU 집행위원회도 이 문제에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아니타 히퍼 EU 집행위 대변인은 "EU는 러시아 정권 핵심 인사에 대해선 비자 발급을 잠정적으로 제한했지만 아직 러시아 일반인을 제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EU 회원국은 자국법에 따라 장기 체류 비자, 거주 허가를 제한할 수 있지만 인도주의 차원에서 비자를 발급해야 하는 경우는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U는 이달 말 열리는 내무장관 회의에서 러시아인에 대한 비자 발급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영국 등 일부 서방 국가는 러시아인에 대한 입국비자 발급을 제한하고 있다.

이에 대응해 러시아도 4월 EU 국가 외교 여권 소지자의 무비자 입국을 중단하고 비우호국 국민에 대한 비자 발급 절차 간소화 제도를 잠정 중단했다.

songb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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