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中 군사훈련에 "자제" 요청하면서 '하나의 중국' 지지 밝혀
중국과 앙숙 인도, 시종일관 침묵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이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애초 의도와는 다른 역작용을 초래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행정부는 펠로시 의장의 싱가포르·말레이시아·대만·한국·일본 순방으로 아시아에 대한 미국의 '강력하고 흔들리지 않는' 지원 의지를 전달하려 했으나, 대만 변수로 미중 분쟁 우려만 부각돼 아시아 국가들이 몸을 사리게 했다는 것이다.
실제 펠로시 의장이 지난 2일 밤 대만 도착 직후 중국은 대만 봉쇄 군사훈련에 들어가 대만 상공을 통과하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가 하면 항공기와 군함을 동원해 대만 해협 중간선을 무력화하는 도발 행위를 지속했다.
대만 영해까지 포함되는 훈련 구역들을 설정하고서, 유사시 미군 진입을 차단하는 '지역 거부 능력'을 다지는 훈련에도 주력했다.
중국군은 4일 정오부터 7일 정오까지를 공식 훈련기간으로 선포했으나, 그 이후에도 며칠째 대만 부근에서 해상·공중 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바이든 미 행정부는 항공모함인 로널드 레이건호와 항모 강습단을 대만 남쪽의 필리핀해에 대기시켰으나 완급을 조절했다. 대만군도 중국군의 실탄사격 훈련에 대응하지 않는 자제력을 발휘했다. 그러나 일촉즉발의 상황은 이어졌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문제는 주변국의 반응이다.
이에 대해 일본과 호주는 지난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기간에 미국과 함께 3국 외무장관 회의를 열고 중국의 군사훈련을 규탄했으나,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입장은 어정쩡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은 성명을 통해 중국의 이번 군사훈련에 대해 "최대의 자제"를 촉구하면서도 '하나의 중국' 정책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의 경우 자국의 중국 주재 특사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이 적대감을 부채질했다고 비난하는 성명을 냈으나, 나중에 외무장관이 나서 특사의 성명은 정부의 공식 입장이 아니라고 해명하는 등 혼선을 빚기도 했다.
현재 아세안 의장국으로 친중 성향인 캄보디아의 외무장관은 펠로시 의장에게 긴장을 촉발한 책임이 있다고 비난해 눈길을 끌었다.
중국을 견제할 목적의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 회원국인 인도는 중국의 이번 군사훈련에 대해 시종일관 침묵을 지켜 눈길을 끌었다.
말레이시아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샤리만 록맨 소장은 "미중 어느 곳의 행동이 다음 위기를 촉발할지 알 수 없다"며 "아세안 회원국들은 (미중 양국의) 베팅을 지속해서 헤지해야 하는 입장"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도 휴가를 이유로 펠로시 의장과의 만남을 피했는데, 이는 그 이후로 예정됐던 박진 외교부 장관의 방중을 의식한 조치라고 블룸버그는 해석했다.
실제 일본이 포함된 주요7개국(G7)이 대만 봉쇄 군사훈련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는 성명을 내자 중국은 중일 양국 간 최고 외교관 회담을 취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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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행정부는 펠로시 의장의 싱가포르·말레이시아·대만·한국·일본 순방으로 아시아에 대한 미국의 '강력하고 흔들리지 않는' 지원 의지를 전달하려 했으나, 대만 변수로 미중 분쟁 우려만 부각돼 아시아 국가들이 몸을 사리게 했다는 것이다.
대만 총통 만나 연설하는 펠로시 미 하원의장 |
실제 펠로시 의장이 지난 2일 밤 대만 도착 직후 중국은 대만 봉쇄 군사훈련에 들어가 대만 상공을 통과하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가 하면 항공기와 군함을 동원해 대만 해협 중간선을 무력화하는 도발 행위를 지속했다.
대만 영해까지 포함되는 훈련 구역들을 설정하고서, 유사시 미군 진입을 차단하는 '지역 거부 능력'을 다지는 훈련에도 주력했다.
중국군은 4일 정오부터 7일 정오까지를 공식 훈련기간으로 선포했으나, 그 이후에도 며칠째 대만 부근에서 해상·공중 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바이든 미 행정부는 항공모함인 로널드 레이건호와 항모 강습단을 대만 남쪽의 필리핀해에 대기시켰으나 완급을 조절했다. 대만군도 중국군의 실탄사격 훈련에 대응하지 않는 자제력을 발휘했다. 그러나 일촉즉발의 상황은 이어졌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그러면서 중국군의 이번 훈련은 언제든 대만을 침공할 수 있으며 세계 주요 해상 무역로인 대만 해협을 차단할 능력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문제는 주변국의 반응이다.
이에 대해 일본과 호주는 지난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기간에 미국과 함께 3국 외무장관 회의를 열고 중국의 군사훈련을 규탄했으나,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입장은 어정쩡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은 성명을 통해 중국의 이번 군사훈련에 대해 "최대의 자제"를 촉구하면서도 '하나의 중국' 정책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미국도 하나의 중국 정책을 지지한다는 입장인 만큼 미중 양국의 중간지점 찾기에 몰두한 듯하다.
말레이시아의 경우 자국의 중국 주재 특사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이 적대감을 부채질했다고 비난하는 성명을 냈으나, 나중에 외무장관이 나서 특사의 성명은 정부의 공식 입장이 아니라고 해명하는 등 혼선을 빚기도 했다.
중국 인민해방군의 탄도 미사일 발사 모습 |
현재 아세안 의장국으로 친중 성향인 캄보디아의 외무장관은 펠로시 의장에게 긴장을 촉발한 책임이 있다고 비난해 눈길을 끌었다.
중국을 견제할 목적의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 회원국인 인도는 중국의 이번 군사훈련에 대해 시종일관 침묵을 지켜 눈길을 끌었다.
이런 가운데 비비안 발라크리쉬난 싱가포르 외교장관은 미중 간 긴장 고조로 "세계가 위험한 순간을 맞았다"면서 "미중 양국이 경쟁하고, 심지어 맞서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지만 우리 모두가 이해관계가 있다"고 밝혀 어느 편도 들기 어려운 아시아 일부 국가들의 입장을 전했다.
말레이시아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샤리만 록맨 소장은 "미중 어느 곳의 행동이 다음 위기를 촉발할지 알 수 없다"며 "아세안 회원국들은 (미중 양국의) 베팅을 지속해서 헤지해야 하는 입장"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도 휴가를 이유로 펠로시 의장과의 만남을 피했는데, 이는 그 이후로 예정됐던 박진 외교부 장관의 방중을 의식한 조치라고 블룸버그는 해석했다.
실제 일본이 포함된 주요7개국(G7)이 대만 봉쇄 군사훈련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는 성명을 내자 중국은 중일 양국 간 최고 외교관 회담을 취소한 바 있다.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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