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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정부ㆍ여당 난국 돌파, 대통령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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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그제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사실상 경질했다. 자질 논란이 계속된데다 만 5세 입학 정책과 외국어고 폐지를 여론 수렴이나 정부 차원의 면밀한 검토없이 밀어붙이려 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은 탓이 컸다. 윤석열 정부 출범 과정에서 4명의 장관급 후보자가 낙마했지만 장관 사임은 처음이다. 그것도 임명 후 단 34일 만이다. 박 장관이 “저의 불찰”이라고 머리를 숙였지만 청문회도 없이 임명을 강행한 윤 대통령 역시 책임을 면키 어렵다.

윤 대통령은 앞서 출근길 회견에서 박 장관 경질을 시사하는 한편 “제가 할 일은 국민 뜻을 세심하게 살피고 늘 초심을 지키면서 국민의 뜻을 잘 받드는 것이라는 생각을 더욱 다지게 됐다”고 말했다. ‘인적 쇄신’ 질문에는 “모든 국정 동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것 아니겠냐”며 “국민 관점에서 다시 점검하고 살피겠다”고 답했다. 지지율 하락에 “신경 안 쓴다”고 말했던 예전과 달리 국민의 뜻을 받들어 국정을 쇄신하겠다고 다짐했다는 점에서 다행스런 일이다.

엄밀히 말하면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20%대로 추락하고 여당 지지율이 야당에 뒤집힌 여론 조사 결과가 속출하게 된 데는 대통령 자신의 잘못도 한몫을 했다. 출범 3개월밖에 되지 않은 시점에서 하루가 멀다하고 불거진 인사 논란과 일방통행식 정책 추진은 민심 이탈을 부추겼다. 여당이 집안싸움과 권력 다툼에 매달리며 이준석 대표를 밀어내는 과정에서 벌어진 추태는 국민 혐오의 대상이 되기에 충분했다. 이 와중에 대통령이 여당 원내대표와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 유출은 정국 불안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됐다고 봐도 틀리지 않는다.

대통령실의 참모 교체 등 추가 인적 쇄신이 잇따를 것으로 예고됐지만 해법은 대통령의 의지와 자세에 달려 있다. 몸을 더 낮추고, 국민의 뜻을 두려워하고, 조금이라도 더 헤아리려는 모습을 보일 때라야 대통령은 국민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다. 여당 내분에 대해서도 포용과 통합의 리더십으로 당사자들을 끌어안고 다독일 때 갈등은 가라앉고 지지를 회복할 수 있다. 윤 정부와 여당이 초반부터 휘청이는 것은 나라의 내일에도 엄청난 리스크다. 대통령은 물론 여당의 겸손과 심기일전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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