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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인하대 사건’ 가해 학생 “깨어나 보니 집이었다”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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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준강간치사 → 강간살인 혐의 변경해 구속 기소

세계일보

인하대 캠퍼스 안에서 동급생인 1학년 여학생을 성폭행한 뒤 추락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남학생 A씨(가운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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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학교 캠퍼스 안에서 동급생인 1학년 여학생을 성폭행한 뒤 추락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남학생이 범행 당시 상황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구미옥)는 인하대생 A(20)씨를 준강간치사에서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강간 등 살인 혐의로 변경해 9일 구속 기소했다.

A씨는 검찰 조사에서 범행 당시 상황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검찰에서 “어느 순간까지 드문드문 기억나지만, 피해자가 추락하는 상황은 기억나지 않는다”, “잠에서 깨어나 보니 집이었다”는 등 취지로 말했다.

특히 A씨는 성폭행을 시도한 사실에 대해서는 일부 인정했으나, 피해 여성의 추락 당시 상황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고의로 도주한 것도 아니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검찰은 A씨가 건물에서 추락한 피해자가 사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도주한 것으로 보고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고 이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백브리핑에서 “피의자는 피해자 사망을 초래할 위험이 있는 상황에서 범행했다. 피해자는 자기 보호 능력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피해를 봤다”고 말했다.

이어 “부검 감정서를 검토한 결과 피의자가 범행 후 현장을 떠나지 않았더라도 피해자는 다발성 장기손상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컸다”며 “부작위에 의한 살인이 아니라 작위에 의한 살인죄를 적용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A씨는 6월15일 새벽 인하대 캠퍼스 내 5층짜리 단과대학 건물에서 같은 학교 학생 B씨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르고 추락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이날 오전 3시49분쯤 한 행인에 의해 발견된 B씨는 심정지 상태에서 병원에 이송됐고, 같은 날 오전 7시쯤 사망했다.

B씨는 A씨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뒤 해당 건물 3층 복도 창문에서 1층으로 추락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A씨는 피해자의 옷을 다른 장소에 버리고 자취방으로 달아났다가 현장에 두고 간 휴대전화로 인해 당일 오후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이후 B씨가 건물에서 추락한 뒤 1시간 이상 방치됐다가 숨졌다는 사실이 전해져 또다시 공분이 일기도 했다. A씨가 도주하지 않고 곧바로 119에 신고했더라면 B씨를 살릴 수도 있었단 지적이 나온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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