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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이슈 물가와 GDP

농산물값 뛰는데 폭우까지… 추석 물가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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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채소류 26%까지 급등 상황

호우 덮쳐 밭작물 출하 지연 우려

추석 수요 맞물려 물가 불안 가중

정부, 이번주 민생안정대책 발표

전대미문의 폭우로 물가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상황에서 밭작물을 중심으로 폭우 피해가 커지면 추석 성수품 수요 증가세와 맞물려 물가 불안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9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전국에서 침수된 농지 규모는 5㏊(헥타르·1㏊=1만㎡) 수준이었다. 강원 철원에서 벼 1㏊, 경기 포천에서 시설오이 4㏊가 피해를 입었다.

세계일보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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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에 따른 직접적인 피해 정도는 현 단계에서 걱정할 수준은 아니지만 문제는 앞으로다. 농작물이 침수되지 않았더라도 쏟아진 비가 배추 등 밭작물을 중심으로 무름병이나 병충해를 유발할 수 있다. 이러면 수확기인 배추, 무 등의 출하가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12일까지 충청, 전북 북부 등 지역에 따라 시간당 100㎜ 정도의 폭우가 예보된 점도 우려스럽다.

폭우가 내린 시점 역시 심상찮다. 통계청에 따르면 농산물 물가는 지난 2∼5월 4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하락하며 안정세를 보였지만 6월 1.6%, 7월 8.5%를 기록하는 등 최근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특히 채소류가 25.9% 올라 2020년 9월(31.8%)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례적인 기상 현상은 이미 농산물 물가 안정에 악재가 되고 있다. 정부는 최근 농산물 가격 상승이 폭염과 장마철 등 기상 여건에 따른 생육 조건의 악화가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대경제연구원도 지난달 ‘추가적 인플레 압력, 폭염’ 보고서를 통해 “올해 전국 폭염 일수가 7월27일 현재 6.5일로 폭염 강세 연도로 분류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폭염으로 서민 경제와 관련이 높은 품목을 중심으로 하반기 물가 상승세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공급 측면의 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평년보다 이른 추석(9월10일)으로 성수품 수요가 8월 말에서 9월 초에 집중될 것이란 점도 밥상 물가의 오름세를 부채질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농산물 가격은 가공 식품과 외식 등 다른 부문의 가격도 밀어 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가 집중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이번 주 중 농산물 가격 안정화 방안 등을 담은 추석 민생 안정 대책을 발표한다. 대책에는 일부 수입 농산물에 일정 기간 할당관세를 추가 적용하거나 농축수산물 할인 쿠폰을 확대 발급하는 방안, 비축물량 방출 등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이희경 기자, 이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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