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하루 만에 반납·심야에 청사 복귀…호우 비상상황 진두지휘
행안부 '11시 출근' 요청엔 "재난상황에 무슨"…공무원들 비상근무
(서울 인천 수원 춘천=연합뉴스) 윤보람 강종구 최찬흥 이해용 기자 = 중부지방에 시간당 최고 137㎜의 집중호우가 쏟아진 8~9일 각 지자체는 비 피해 대비와 복구작업에 행정력을 총동원했다.
특히 임기 한 달을 갓 넘긴 민선 8기 지방자치단체장에게는 위기대응 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시험대가 되면서 휴가를 반납하거나 퇴근 직후 다시 청사로 복귀하는 등 상황 관리에 전력했다.
◇ 밤 10시에 시청 복귀…휴가 하루 만에 출근
오세훈 서울시장은 8일 퇴근한 지 3시간여 만인 오후 10시께 서울시청으로 복귀해 피해 상황을 점검했다. 자정까지 이수역 등 피해 현장도 직접 찾았다.
이후 다시 시청으로 돌아와 9일 오전 1시께 행정 1·2부시장 등과 대책회의를 했고, 밤새 집무실에서 상황을 지켜봤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집중호우 피해가 속출하자 휴가 하루 만에 업무에 복귀했다.
유 시장은 애초 8~12일 여름휴가 일정에 따라 휴무 중이었지만 폭우 피해가 잇따르자 9일 시청에 출근해 오전 9시 재난상황 보고를 받고, 피해 예방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정부 차원의 긴급 점검회의에 참석하고 군·구별 폭우 예방 대책과 피해복구 대책 회의를 주재했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8일 밤늦게 퇴근할 때까지 재난안전대책본부로부터 집중호우 상황과 피해 현황을 실시간 보고받았다.
김 지사는 9일 새벽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경기도는 재난상황실을 운영하면서 비 피해가 우려되는 지역을 꼼꼼히 살펴 현장 조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면서 "그러나 인명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도민 여러분의 협조도 아주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김진태 강원지사는 8일 저녁 약속을 취소하고 실시간 호우 상황을 보고 받으며 부서별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 앞다퉈 일정 취소…비 피해 현장으로 발길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오전 7시 20분 축대가 무너진 사당동 극동아파트 현장을 시작으로 발달장애 가족 사망사고가 발생한 관악구 신림동 빌라 침수피해 현장, 신대방 빗물펌프장, 구로구 개봉동 개웅산 산사태 현장, 양천구 신월7동 도로 싱크홀 현장을 잇달아 방문해 피해 상황을 살피고 복구 작업을 점검했다.
오 시장은 "신속한 피해 상황 파악과 긴급한 복구를 위해 군부대, 민간 건설사 등 가용 자원을 지원해달라"고 정부에 건의하기도 했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이날 오전 8시 30분 긴급 시·군 부단체장 화상회의를 열어 각 지역의 폭우 피해 상황을 보고 받았다.
이어 오후에는 용인시 수지구 고기동 침수 현장을 방문해 피해 상황을 점검한 데 이어 주택 침수로 60여 명이 일시 대피한 광명종합사회복지관을 찾아 이재민들을 위로했다.
이상일 용인시장은 전날부터 시작한 38개 읍·면·동 순회방문 일정을 취소하고 고기교, 동원3교 등 수해 현장을 방문해 복구작업을 지휘했다.
피해가 집중된 한강 이남 자치구 지자체장들도 현장을 찾아 상황을 살피며 복구 대책 마련에 집중했다.
조성명 강남구청장은 전날 저녁 구룡마을을 비롯해 주요 침수피해 현장을 둘러보고 구청으로 복귀해 상황 보고를 받았다.
박일하 동작구청장도 축대가 무너진 사당동 극동아파트 현장을 비롯해 한강홍수통제소, 동작역 등을 찾아 피해 상황과 복구 작업을 점검했다. 전성수 서초구청장 역시 전날 저녁부터 이날 새벽까지 주요 침수 피해 지역을 순찰했다.
김진태 강원지사는 집중 호우로 수문을 개방한 북한강 수계의 댐을 긴급 방문해 수위를 점검하고 철저한 대처를 당부했다.
김 지사는 한국수력원자력 춘천지소(의암댐)도 찾아 브리핑을 받고 관계기관과 지자체 간 협업을 통한 피해 최소화와 신속한 대책 마련 방안을 논의했다.
◇ 11시 출근 요청에 "답답한 소리"…재난대응체계 미흡 지적도
서울시는 최근 인사로 인해 재해·안전관리 업무를 전담하는 안전총괄실의 국·실장 자리가 현재 공석이다. 이로 인해 풍수해 예방과 대응에 대한 컨트롤타워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시는 시장과 행정2부시장이 전체적인 재해 대응을 총괄하므로 별다른 실무 공백은 없다고 해명했으나, 기민한 대처가 이뤄지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는 올해 수방 및 치수 예산을 전년도와 비교해 900억원가량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안전등급 D등급 이하인 노후·불량 하수시설물 정비에 567억원을 배정했지만, 이번 폭우 피해를 막기에는 뒤늦은 조치였다.
행정안전부가 극심한 차량정체를 우려해 서울·인천·경기 행정·공공기관과 그 산하기관 및 단체에 오전 11시 이후로 출근 시간을 조정하도록 요청한 것에 대해서도 시큰둥한 반응이 적지 않았다.
경기도의회의 경우 이날 본회의 업무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사무처 직원들에 대해 11시 이후에 나오도록 공지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방세환 경기 광주시장은 "중앙정부가 오전 11시까지 출근하라고 하니 답답하다"며 "우린 1시간 더 일찍 비상 출근하고 전 직원이 총동원돼 산사태, 도로유실부터 복구하고 있다"고 했다.
방 시장은 이날 오전 7시 상황회의를 열어 관내 활용할 수 있는 중장비를 모두 동원해 응급복구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한 수도권 지자체 공무원은 "이런 재난상황에서는 공무원들이 비상소집돼 피해 수습과 복구에 나서야 한다"며 "늦게 출근하라고 해서 되레 혼선은 부추긴 셈"이라고 꼬집었다.
c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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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임기 한 달을 갓 넘긴 민선 8기 지방자치단체장에게는 위기대응 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시험대가 되면서 휴가를 반납하거나 퇴근 직후 다시 청사로 복귀하는 등 상황 관리에 전력했다.
극동아파트 축대 붕괴 현장 방문한 오세훈 시장 |
◇ 밤 10시에 시청 복귀…휴가 하루 만에 출근
오세훈 서울시장은 8일 퇴근한 지 3시간여 만인 오후 10시께 서울시청으로 복귀해 피해 상황을 점검했다. 자정까지 이수역 등 피해 현장도 직접 찾았다.
이후 다시 시청으로 돌아와 9일 오전 1시께 행정 1·2부시장 등과 대책회의를 했고, 밤새 집무실에서 상황을 지켜봤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집중호우 피해가 속출하자 휴가 하루 만에 업무에 복귀했다.
유 시장은 애초 8~12일 여름휴가 일정에 따라 휴무 중이었지만 폭우 피해가 잇따르자 9일 시청에 출근해 오전 9시 재난상황 보고를 받고, 피해 예방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정부 차원의 긴급 점검회의에 참석하고 군·구별 폭우 예방 대책과 피해복구 대책 회의를 주재했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8일 밤늦게 퇴근할 때까지 재난안전대책본부로부터 집중호우 상황과 피해 현황을 실시간 보고받았다.
김 지사는 9일 새벽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경기도는 재난상황실을 운영하면서 비 피해가 우려되는 지역을 꼼꼼히 살펴 현장 조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면서 "그러나 인명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도민 여러분의 협조도 아주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김진태 강원지사는 8일 저녁 약속을 취소하고 실시간 호우 상황을 보고 받으며 부서별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집중호우 긴급점검하는 김동연 경기도지사 |
◇ 앞다퉈 일정 취소…비 피해 현장으로 발길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오전 7시 20분 축대가 무너진 사당동 극동아파트 현장을 시작으로 발달장애 가족 사망사고가 발생한 관악구 신림동 빌라 침수피해 현장, 신대방 빗물펌프장, 구로구 개봉동 개웅산 산사태 현장, 양천구 신월7동 도로 싱크홀 현장을 잇달아 방문해 피해 상황을 살피고 복구 작업을 점검했다.
오 시장은 "신속한 피해 상황 파악과 긴급한 복구를 위해 군부대, 민간 건설사 등 가용 자원을 지원해달라"고 정부에 건의하기도 했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이날 오전 8시 30분 긴급 시·군 부단체장 화상회의를 열어 각 지역의 폭우 피해 상황을 보고 받았다.
이어 오후에는 용인시 수지구 고기동 침수 현장을 방문해 피해 상황을 점검한 데 이어 주택 침수로 60여 명이 일시 대피한 광명종합사회복지관을 찾아 이재민들을 위로했다.
이상일 용인시장은 전날부터 시작한 38개 읍·면·동 순회방문 일정을 취소하고 고기교, 동원3교 등 수해 현장을 방문해 복구작업을 지휘했다.
피해가 집중된 한강 이남 자치구 지자체장들도 현장을 찾아 상황을 살피며 복구 대책 마련에 집중했다.
조성명 강남구청장은 전날 저녁 구룡마을을 비롯해 주요 침수피해 현장을 둘러보고 구청으로 복귀해 상황 보고를 받았다.
박일하 동작구청장도 축대가 무너진 사당동 극동아파트 현장을 비롯해 한강홍수통제소, 동작역 등을 찾아 피해 상황과 복구 작업을 점검했다. 전성수 서초구청장 역시 전날 저녁부터 이날 새벽까지 주요 침수 피해 지역을 순찰했다.
김진태 강원지사는 집중 호우로 수문을 개방한 북한강 수계의 댐을 긴급 방문해 수위를 점검하고 철저한 대처를 당부했다.
김 지사는 한국수력원자력 춘천지소(의암댐)도 찾아 브리핑을 받고 관계기관과 지자체 간 협업을 통한 피해 최소화와 신속한 대책 마련 방안을 논의했다.
통제되는 용인서울고속도로 |
◇ 11시 출근 요청에 "답답한 소리"…재난대응체계 미흡 지적도
서울시는 최근 인사로 인해 재해·안전관리 업무를 전담하는 안전총괄실의 국·실장 자리가 현재 공석이다. 이로 인해 풍수해 예방과 대응에 대한 컨트롤타워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시는 시장과 행정2부시장이 전체적인 재해 대응을 총괄하므로 별다른 실무 공백은 없다고 해명했으나, 기민한 대처가 이뤄지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는 올해 수방 및 치수 예산을 전년도와 비교해 900억원가량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안전등급 D등급 이하인 노후·불량 하수시설물 정비에 567억원을 배정했지만, 이번 폭우 피해를 막기에는 뒤늦은 조치였다.
산사태로 뒤덮인 남한산성로 |
행정안전부가 극심한 차량정체를 우려해 서울·인천·경기 행정·공공기관과 그 산하기관 및 단체에 오전 11시 이후로 출근 시간을 조정하도록 요청한 것에 대해서도 시큰둥한 반응이 적지 않았다.
경기도의회의 경우 이날 본회의 업무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사무처 직원들에 대해 11시 이후에 나오도록 공지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방세환 경기 광주시장은 "중앙정부가 오전 11시까지 출근하라고 하니 답답하다"며 "우린 1시간 더 일찍 비상 출근하고 전 직원이 총동원돼 산사태, 도로유실부터 복구하고 있다"고 했다.
방 시장은 이날 오전 7시 상황회의를 열어 관내 활용할 수 있는 중장비를 모두 동원해 응급복구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한 수도권 지자체 공무원은 "이런 재난상황에서는 공무원들이 비상소집돼 피해 수습과 복구에 나서야 한다"며 "늦게 출근하라고 해서 되레 혼선은 부추긴 셈"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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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인천 수원 춘천=연합뉴스) 윤보람 강종구 최찬흥 이해용 기자 = 중부지방에 시간당 최고 137㎜의 집중호우가 쏟아진 8~9일 각 지자체는 비 피해 대비와 복구작업에 행정력을 총동원했다.
특히 임기 한 달을 갓 넘긴 민선 8기 지방자치단체장에게는 위기대응 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시험대가 되면서 휴가를 반납하거나 퇴근 직후 다시 청사로 복귀하는 등 상황 관리에 전력했다.
특히 임기 한 달을 갓 넘긴 민선 8기 지방자치단체장에게는 위기대응 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시험대가 되면서 휴가를 반납하거나 퇴근 직후 다시 청사로 복귀하는 등 상황 관리에 전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