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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연체는 불이익도 없는데”…은행권 ‘도덕적 해이’ 성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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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출발기금 등 소상공인 재무구조개선안에

은행권 성토…“부실우려 차주 범위 너무 커”

“캠코 외 기관에도 채권 매각하게 해야” 주장도

[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소상공인이 10일만 이자를 연체해도 금리를 깎아준다고 하면 고의적 연체자가 나오지 않겠나. 도덕적 해이 가능성이 크다.” (은행권 한 임원)

정부가 코로나19로 어려움에 처한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채무조정을 위해 예고한 ‘새정부 재무구조개선 프로그램’에 은행권은 조목조목 난색을 표하고 있다. 채무조정 대상자 범위가 과도하게 넓다는 점과 차주들이 의도적으로 연체를 할 수 있는 ‘도덕적 해이’ 가능성, 은행 충당금 적립 규모에 따른 ‘역차별’ 우려 등도 나온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부실 우려’ 차주에 대해서는 신용회복위 프로그램에 따라 일차적으로 채무조정을 하고 금융사가 신복위 채무조정안을 거부할 경우 새출발기금이 부실채권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채무조정을 계획하고 있다.

은행권은 부실 우려 차주의 범위가 과도하게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정부는 부실 우려 차주 기준으로 ‘금융회사 채무 중 어느 하나의 연체 일수가 10일 이상 90일 미만인 자’를 제시하고 있다. 이 기준의 문턱이 크게 낮다는 것이다. 은행권은 연체를 10일 이상 고의로 연체해 채무조정 대상에 포함되고자 하는 소상공인·자영업자가 생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적어도 30일 이상 연체자로 대상을 좁혀야 한다는 것이 은행권 주장이다.

특히 90일 이상 연체 차주가 금융채무불이행자(신용불량자)로 분류되는 등 불이익이 있는 것과 달리 90일 미만 연체자는 별다른 불이익이 없다. 신용불량자가 되면 연체 사실이 7년간 전 금융권에 공유되는 등 향후 금융생활에 애로가 생기는 반면, 부실 우려 차주는 이 같은 규제를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고의로 연체를 일으킬 수 있다는 도덕적 해이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90일 이상 연체한 부실차주의 대출원금도 최대 90%까지 탕감해주라는 정부의 요구도 과하다는 지적이다. 이 또한 도덕적 해이를 부추긴다는 지적과 함께 은행권의 부담이 커질 수 있어서다.

은행권이 새출발기금을 운용하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부실 채권을 매각해야 하는 원칙도 불합리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먼저 부실(우려) 차주의 채권을 캠코 외의 다른 기관에 매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은행권은 주장한다. 캠코의 채권 매입 가격이 기존 채권가격의 35% 이하로 책정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그럼에도 캠코에만 매각해야 하는 것은 은행에 불이익이 크다는 것이다. 경매로 부실채권을 넘길 경우 보통 60%는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은행이 코로나 대출 부실을 대비해 쌓아놓은 충당금이 역차별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정부는 채권가격을 산정할 때 은행이 마련해둔 충당금을 차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충당금을 많이 쌓은 은행일수록 결과적으로 손해를 입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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