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아프리카는 대부분 동물과 접촉한 가정 중심으로 전염"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입자(붉은색) 전자현미경 이미지 |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아프리카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4일(현지시간) 아프리카 대륙 내 원숭이두창 발병을 유럽처럼 남성 동성애자들의 성관계로 연결 짓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아흐메드 오그웰 아프리카 CDC 소장 대행은 이날 기자들에게 유럽과 북미의 원숭이 두창 환자들이 대부분이 남성 동성애, 양성애자들과 연관된 데 대해 "그 지표는 아프리카 맥락에서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아프리카 54개국 중 다수가 동성애를 범죄시하는 보수적 성향을 띤다.
오그웰 소장 대행은 아프리카 대륙에서 동성애자 원숭이두창 환자 발생에 대한 통계도 갖추지 않은 가운데 어떻게 그 문제를 배제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건 여기서 이슈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심각한 원숭이두창 발병에 대처하기도 바쁜 상황에서 그런 문제로 주의를 분산하길 솔직히 원치 않는다고 덧붙였다.
동성애와 연관된 것으로 사회적 낙인을 찍으면 신고를 꺼리게 되고 그만큼 발병 대처도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그는 또 아프리카에서 원숭이두창은 특정 그룹이 아닌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고 말했다.
최근 세계 원숭이두창 발병의 70% 이상은 유럽이고, 98%는 남자와 성관계를 하는 남성에게서 증세가 나타났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오팀 패트릭 라마단 보건 비상 담당관은 이날 별도 브리핑에서 아프리카 원숭이두창 환자의 성비는 남성 60%, 여성 40%라고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그는 그러면서 대부분의 아프리카 원숭이두창은 가정 전염에서 비롯됐다면서, 바이러스에 감염된 동물과 접촉해 사람에게 옮기고 대체로 그 환자를 돌보는 여성이 전염된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아프리카에서 원숭이두창은 풍토병으로 최근 대륙 내 발병의 80% 이상은 이전 발생국에서 나왔다.
아프리카는 올해 11개국에서 2천800명의 원숭이두창 확진 및 의심 사례가 있었다. 이 가운데 103명이 사망했다.
지난주 아프리카 CDC 브리핑 이후 766건의 확진·의심 사례가 있었고 28명이 사망했다. 치명률은 3.6%로 비교적 높은 편이다.
WHO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전 세계 85개국에서 2만5천여 건의 원숭이두창 사례가 보고됐으며 지난 한 주간 증가율은 19%다. 다만 아프리카 이외 지역에서는 소수의 사망자가 나왔다.
오그웰 소장 대행은 1970년부터 원숭이두창을 추적해온 아프리카에는 유럽 등과 달리 아직도 원숭이두창 백신이 공급되지 않았다면서, 검진 장비도 긴급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WHO는 2주 전 원숭이두창을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로 선포했다.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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