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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동아시아 영토·영해 분쟁

中 포위 훈련에 숨죽인 대만해협…물류 선박 256척 '발 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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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사실상 대만을 포위하는 형태의 군사훈련을 시작하면서 인근 수역을 지나는 국제 해운업계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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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 사령부 지상군이 대만 해협으로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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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CNN 비즈니스는 “중국이 대만 주위에서 실탄을 동원한 군사훈련에 나서며, 경색된 세계 공급망에 더 큰 부담을 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수많은 대형 컨테이너선이 지나는 대만해협의 군사적 긴장이 선박의 항로를 바꿀 가능성이 있다면서다.

앞서 중국은 대만 주위 6개 권역에서 지난 4일부터 나흘간 실탄사격 훈련을 한다고 발표했다. 이후 훈련 지역을 추가하고 기간도 오는 8일 오전 10시까지로 연장했다. 중국은 지난 4일 대만 상공을 지나는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군사적 긴장의 수위를 끌어올리는 중이다. 중국 정부는 훈련 기간 해당 권역에 대한 선박과 항공기 접근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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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만포위훈련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중국인민해방군 동부전구, 중국 관영 통신 신화사,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대만 섬과 중국 푸젠(福建)성 사이에 위치한 길이 370㎞의 대만해협은 일본‧한국 외에도 중국 동북부의 주요 항구를 출발하는 선박이 사용하는 핵심 교역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해 1~7월 전 세계 컨테이너선의 절반 가까이가 이곳을 지났다. 그러나 이미 최소 3대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이 며칠이 더 걸리는 우회 항로를 택했으며, 일부 선박은 군사훈련의 영향을 피하기 위해 속도를 줄이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세계 해운 데이터 제공업체인 배슬스밸류(VesselsValue)에 따르면 현재 대만 영해엔 256척의 컨테이너선·화물선이 머물고 있으며, 중국이 군사훈련을 하는 기간 약 60척이 추가로 도착할 예정이다.

문제는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촉발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사이의 군사적 불안이 길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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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남부 가오슝항의 모습. EPA=연합뉴스



반도체 강국인 대만에서의 군사적 긴장 장기화는 세계 반도체 공급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대만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TSMC는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이와 관련 CNN은 “아직 현 상황이 야기할 영향은 불분명하지만, 해운 업계 관계자들은 항로 조정에 따른 수송 지연과 비용 증가 등이 있을 것이라 보고 있다”며 “이미 코로나19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세계 공급망은 흔들리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코노미스트인텔리전스유닛(EIU)의 수석애널리스트 닉 마로는 “중국의 실탄 사격훈련이 일어날 곳은 믿을 수 없을 만큼 바쁜 수로”라며 “이 같은 수송로가 아주 잠깐이라도 폐쇄되면 대만은 물론, 일본과 한국과 관련한 무역 흐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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