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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곡물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선 가운데 가장 높은 인상률을 보였던 국제 식용유 가격도 3개월째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국내 식품업계가 최근 식용유 가격을 대폭 인상한 배경에 관심이 커진다. 업계는 최대 6개월 전의 국제 곡물가격이 현 시점에서 가격과 연동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2일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세계식량가격지수에 따르면 지난 6월 식용유, 참기름 등이 포함된 유지류의 가격지수는 211.8로 집계됐다. 지난 3월 251.8을 기록한 이후 3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며 고점 대비 15% 이상 떨어졌다. 세계식량가격지수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 평균을 100으로 했을 때 현재의 가격을 나타내는 지수다. 만약 지수가 250을 기록하면 기준연도 평균 대비 가격이 150% 올랐다는 의미다.
유지류의 가격 하락은 주요 식량 평균치에 비해서도 월등하다. 같은 기간 식량지수는 159.7에서 154.2로 소폭 떨어졌고 곡물이 170.1에서 166.3으로 비슷한 수준의 감소폭을 보였다. 5대 품목군 중 나머지 육류나 유제품, 설탕 등은 이 기간 소폭의 증감률을 나타냈다.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6일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 식용유가 판매되고 있다. 2022.6.6/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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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류 가격 인하 흐름에도 불구하고 식품업계는 최근 일제히 식용유 가격을 인상했다. CJ제일제당은 올해 초에 이어 이달부터 카놀라유, 포도씨유, 올리브유, 해바라기씨유 등 고급유의 가격을 10~20% 추가 인상했고, 특히 편의점 가격을 최고 57% 올렸다. 사조 해표 역시 지난달 편의점의 카놀라유와 올리브유를 20% 정도 인상했다. 오뚜기 역시 업소용 식용유 가격을 20% 올렸다.
식용유의 가격인상은 7월 소비자물가지수를 23년만에 최고치로 끌어올리는데 결정적인 품목으로 작용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식용유의 가격은 1년전에 비해 55.6% 인상됐다. 밀가루(36.4%), 국수(32.9%), 부침가루(31.6%), 빵(12.6%) 등 다른 가공식품의 인상률에 비해 월등한 수준이다.
식품업계는 가격인상을 단행한 배경에 대해 가격지수가 소폭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는데다 최근 1년간 국제곡물가격의 급등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또 수입한 식용유 원료가 3~6개월 선구매 영향을 받는 것도 가격인상에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일례로 해바라기씨유의 현재 가격은 연초 대비 76% 인상돼 원가부담이 급격히 늘어났다.
해바라기씨의 주요 원산지인 우크라이나가 전쟁의 영향으로 공급을 못하게 되자 대체 고급유 원료의 국제선물가격이 일제히 오르면서 다른 고급유 가격 인상을 부채질한 결과로 이어졌다.
국제 곡물가격이 소폭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식품업계는 '추가 가격 인상은 없다'고 장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제곡물가격의 상승세가 꺾인 것은 그동안의 가격급등에 대한 반작용으로 일시적 현상이라는 평가"라며 "하반기에 작황이 급격히 좋아지거나 우크라이나의 상황이 급변하는 등 가격인하 모멘텀이 보이지 않는 만큼 하반기를 낙관할 처지가 아니다"고 말했다.
지영호 기자 tell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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