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6년 쿠바 아바나에서 처음 만난 프란치스코 교황(왼쪽)과 키릴 총대주교. 이는 기독교가 로마 가톨릭교회와 동방 정교회로 갈라진 1054년 '대분열' 이후 두 종교 수장 간 첫 만남으로 기록됐다.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
(바티칸=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프란치스코 교황이 내달 중순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을 방문한다고 교황청이 1일(현지시간) 밝혔다.
교황은 내달 13∼15일 2박 3일간 카자흐스탄 수도 누르술탄에 머물며 제7회 세계·전통 종교지도자대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 행사는 2001년 9·11 테러 발생 이후 종교 간 화합을 통해 국가·민족 간 평화·화해를 모색하자는 나자르바예프 누르술탄 당시 카자흐스탄 초대 대통령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이후 세계 주요 종교 지도자들이 초청된 가운데 3년마다 개최되고 있다.
올해 대회 주제는 '감염병의 세계적 확산 이후 인류의 사회적·영적 발전을 위한 세계 지도자 및 전통 종교 지도자의 역할'이다.
앞서 교황은 지난 4월 카심 조마르트 토카예프 현 대통령과의 화상회의에서 9월 개최되는 세계·전통 종교지도자대회 참석을 위해 카자흐스탄을 방문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친 바 있다.
가톨릭 지도자인 교황의 카자흐스탄 방문은 요한 바오로 2세(1920∼2005)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카자흐스탄은 인구 1천920만 명 가운데 70%가 무슬림, 30%가 기독교인이다. 기독교인 중에서도 20% 이상은 정교회 신자이며, 가톨릭 신자는 1%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교계 안팎에서는 교황의 이번 카자흐스탄 방문 기간 러시아 정교회 수장인 키릴 총대주교와의 만남이 성사될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교황은 그동안 여러 인터뷰를 통해 누르술탄에서 키릴 총대주교와 만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혀왔다. 키릴 총대주교 역시 이 행사에 초대받았고 참석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으로도 언급되는 키릴 총대주교는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발발한 전쟁을 정당화하며 지지하는 입장을 고수해 다른 동방정교회 교계와 마찰을 빚었으며, 교황과도 불편한 관계를 형성했다.
교황은 지난 6월 예정된 레바논 방문을 계기로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키릴 총대주교와의 회담을 추진하다 국제사회에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는 보좌진의 만류로 이를 철회했다. 이후 교황 역시 무릎 통증이 악화해 레바논 방문 일정이 결국 연기됐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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