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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미얀마 군정, 45년 만에 반체제 인사 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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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지 측근 정치인·반독재 시위 88세대 리더 등 4명 집행

공포 조성, 민주진영 압박…국제사회 “남은 100명도 위험”

경향신문

미얀마 군정이 25일 테러 혐의로 교수형에 처했다고 발표한 표 제야 또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전 의원(왼쪽)과 초 민 유 시민활동가. 이들은 지난해 2월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후 민주화운동을 이끌어왔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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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사정권이 반체제 인사 4명에 대한 사형을 집행했다. 미얀마에서 정치적 반체제 인사에게 사형이 집행된 것은 1976년 이후 처음이라고 현지 매체 이라와디는 전했다. 공포감을 조성해 미얀마 민주진영의 저항을 꺾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미얀마 관영 글로벌뉴라이트오브미얀마는 25일 군정이 민주진영의 표 제야 또 전 의원(41)과 시민활동가 초 민 유(53) 등 양곤 인세인 교도소에 수감돼 있던 4명에 대한 사형을 집행했다고 보도했다.

표 제야 또 전 의원은 군부에 의해 축출돼 독방에 구금 중인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이 이끄는 정당인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소속이다.

정치에 입문하기 전 힙합 가수로 활동했던 그는 체제 전복적인 가사들 때문에 당시 군사정부의 눈 밖에 나 옥살이를 하기도 했다.

이후 2015년 선거에서 수지 국가고문의 NLD를 대표하는 의원으로 선출돼, 문민 통치로의 전환에 앞장섰다.

‘지미’라는 별칭으로 잘 알려진 초 민 유는 1988년 반독재 민주화 시위를 이끈 ‘88세대’ 핵심 인물로 이미 20년 넘게 감옥생활을 한 바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그는 지난해 2월 쿠데타가 발생하자 다시 최전선에 서서 반군부 활동을 이끌어왔다.

표 제야 또 전 의원과 초 민 유는 지난해 11월과 10월에 각각 체포돼 올해 1월 반테러법 위반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았다. 군정은 지난달 3일 “잔혹하고 비인간적인 테러 행위를 주도했다”는 이유로 이들에게 선고된 사형 집행을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의장인 훈센 캄보디아 총리가 지난달 11일 사형 집행 중단을 요청하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으나 군정은 사형 집행을 밀어붙였다.

군부는 가족들에게도 사형 집행 사실을 통보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표 제야 또 전 의원의 아내는 로이터통신에 남편이 사형됐다는 소식을 전달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교도소 측에 시신을 보여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앞서 미얀마 군부는 민주진영이 압승한 2020년 11월 총선이 부정선거였다면서 지난해 2월 쿠데타를 일으켰다. 군정은 권력을 잡은 뒤 저항하는 시민들을 유혈 진압해왔다. 미얀마 인권 상황을 감시하는 단체인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쿠데타 이후 군부 폭력으로 숨진 사람은 2100명이 넘는다. 쿠데타 이후 사형 판결을 받은 사람도 100명이 넘는다.

미얀마 민주세력을 이끄는 국민통합정부(NUG)와 인권단체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초 조 NUG 대통령실 대변인은 로이터통신에 “군부의 잔혹성을 규탄한다”며 “국제사회가 그들의 잔혹성을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제사회도 미얀마의 사형 집행에 일제히 참담함을 표했다. 인권단체 포티파이라이츠의 매슈 스미스 대표는 “이처럼 참혹한 사형은 살인”이라면서 “인간성에 대한 군부의 지속적인 범죄”라고 말했다. 에르윈 반 데르 보르트 국제앰네스티 국장은 “비슷한 재판을 받고 사형을 기다리는 이들이 100명이나 되는 만큼 국제사회가 즉시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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