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던 달러 가치, 일단 '숨고르기' 국면
주식·가상화폐 시장엔 오랜만에 '훈풍'
'지금이 저점' 시각도…전문가들은 "변수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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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강세가 며칠 새 다소 진정되면서 주식‧가상화폐 시장에도 오랜만에 훈풍이 부는 모양새다. 다만 이를 두고 위험자산 시장의 약세가 반전된 것이라고 보기에는 어렵다는 진단도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온다.
20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5.88포인트(0.67%) 오른 2386.85에 마감했다. 장중에는 16거래일 만에 2400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종가 기준 상승폭은 최근 4거래일 동안 2.8%다. 큰 폭이라고 보긴 어렵지만, 이달 초 2300선까지 무너졌던 점을 감안하면 흐름은 달라진 것이다.
가상화폐 가격도 최근 들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거래소 업비트에서 6월 중순에 개당 2380만 원까지 떨어졌던 비트코인 가격은 최근 1주일 동안 회복을 시도해 전날 한 달여 만에 3000만 원선을 뚫은 뒤 이날 오후엔 3100만 원선 위로 상승했다.
추락을 거듭해 온 위험자산 시장의 분위기가 이처럼 호전된 배경으론 달러 가치 급등세가 어느 정도 진정된 점이 꼽힌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글로벌 주식시장이 반등을 맞이한 시점은 정확하게 달러 가치가 정점을 찍고 하락한 피크 아웃 시점과 일치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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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물가 상승 공포와 이에 맞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공격적 금리인상 전망 속에서 지난 14일 20년 만의 최고점인 108.54까지 치솟았다가 하락세로 돌아섰다. 잠시 힘이 쏠렸던 연준의 1%포인트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내외부 인사들의 선긋기로 다소 사그라지고,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 인상 대열에 합류하면서 달러 강세 국면이 일단 숨고르기에 돌입한 양상이다.
지난 15일 1325원 선까지 돌파하며 13년여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도 최근 3거래일 연속 하락해 이날은 1312.9원에 마감했다. 전날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만나 외환시장 관련 협력 강화 의지를 내비친 점도 원‧달러 환율 진정에 일정 부분 반영됐다는 분석도 있다.
이런 강(强) 달러 흐름의 변화와 맞물린 주식‧가상화폐 시장 반등 기류를 둘러싸고 '대부분의 시장 악재가 선(先)반영 된 만큼 이제부터는 추세가 반전될 것'이라는 시각도 일부 존재하지만 전문가들은 신중론을 내놓고 있다.
삼성증권 정명지 투자정보팀장은 "미국의 (향후) 금리 인상폭이 유럽 등 다른 주요국보다 더 클 것으로 예상되고 코로나19도 재확산 되고 있는 만큼, 달러 강세의 방향 자체가 당분간 반전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그렇기 때문에 최근 주식, 가상화폐 시장에서 나타나는 안도 랠리에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도 "주식시장에 많은 악재가 선반영된 측면도 있지만 경기침체 관련 지표들은 아직 덜 나왔고, 3‧4분기 기업실적 하락도 예상돼 여전히 조심스러운 상황"이라며 "연말까지는 미국의 통화정책 기조도 여전할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주식시장은) 여태까지처럼 낙폭이 점점 확대되는 흐름은 아니겠지만, 당분간 추세 전환도 어려운 박스권 장세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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