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센터에 있는 비트코인 시세 그래프.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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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시가총액 1위 비트코인의 가격이 20일 2만3000달러 선을 회복했다.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선 암호화폐 시장이 바닥 다지기에 들어갔다는 의견이 나온다. 5년 내에 비트코인이 50만 달러를 돌파할 것이란 주장까지 나왔다.
암호화폐 시황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20일 오후 1시 기준 2만3076달러에 거래 중이다. 지난 6월 14일 2만3000달러 선이 무너진 뒤 1만7744달러까지 떨어졌다 한 달여 만에 2만3000달러 고지를 다시 밟았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에선 이날 비트코인 원화 가격이 3000만원 선을 회복했다.
최근 2만 달러 수준의 박스권에서 횡보하던 비트코인이 2만3000달러를 돌파하자 투자 심리도 돌아서는 모습이다.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공포-탐욕 지수’ 값은 20일 68.45로 ‘탐욕(60~80)’ 수준이다. 지난 5월 8일 ‘공포(20~40)’ 수준에 진입한 뒤 두 달여 만에 처음 탐욕으로 전환됐다.
암호화폐 업계의 거물 투자자와 분석업체의 긍정적인 전망도 반등에 힘을 보탰다. 미국 암호화폐 투자업계의 큰손 마이크 노보그라츠 갤럭시 디지털 대표는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가 주최한 암호화폐 관련 행사에 참석해 “암호화폐 시장이 최악의 상황을 한 차례 보냈다”고 말했다.
노보그라츠는 이어 “최근 암호화폐 가격의 급락 사태는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를 연상시켰다”며 “금융당국이 투자자의 막대한 손실을 방지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빨리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비트코인은 거래가 쉽고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훌륭해 금보다 나은 대안”이라며 “비트코인은 5년 내 50만 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트코인의 투자 양상이 바닥을 쳤던 시기와 비슷하단 분석도 나왔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글래스노드는 18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엔 “현재 비트코인 시장에 유입된 달러 80% 이상이 3개월 이상됐다”며 “시장에서 단기 투자자들이 대거 사라진 게 지난 약세장에서 나타난 바닥 데이터와 일치한다”고 밝혔다. 지난 2012년과 15년, 18년 하락장에서도 비트코인에 투자한 전체 달러 중 투자 기간이 3개월 이상인 투자금의 비중이 80%를 넘었을 때 비트코인이 다시 상승했단 것이다.
암호화폐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이 오는 9월 19일 ‘이더리움 2.0’ 업데이트 계획을 확정한 것도 암호화폐 업계 전체의 호재로 작용했다. 이더리움의 네트워크 내 거래량이 늘어나며 거래 처리 비용이 계속 올라가는 문제가 있었는데, 이를 개선한 버전이 나오는 것이다.
이더리움 가격은 20일 오후 1시 코인마켓캡 기준 1555.28달러에 거래 중이다. 일주일 전보다 47.29% 상승했다. 같은 시간 업비트 기준 이더리움의 원화 가격은 204만4000원이다.
암호화폐 시장에 훈풍이 부는 듯하지만 경계의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암호화폐 거래소 FTX 소속 인플루언서 너새니얼 위트모어는 트위터에서 “암호화폐는 다른 자산들과 마찬가지로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경기 침체 가능성과 같은 거시경제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Fed가 긴축을 멈춘 뒤에야 강세장으로 돌아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창배 KB증권 연구원은 “미 Fed의 금리 인상의 속도 조절 전망과 이더리움 2.0 업데이트 예고 등으로 투자자의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완화하고 있다”며 “최근 국내 5대 암호화폐 거래소를 중심으로 투자자 보호책을 마련하고 상장된 암호화폐에 대해 평가를 진행하는 등의 노력도 시장 투자자의 신뢰를 일부 회복하는 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송승환 기자 song.seungh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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