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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2 (토)

분양권 시장에도 ‘거래절벽’ 찬바람… “강남도 못 버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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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이 조정 국면에 들어서면서 분양권 시장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올해 상반기 분양권 거래량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급감한 가운데, 강남에서마저 ‘급매’ 매물이 나오고 있다.

조선비즈

17일 서울 도심의 한 부동산에 '월세' 상담을 알리는 문구가 붙어 있다.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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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전용면적 59.97㎡는 지난달 20일 21억1343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지난 2월 20억8329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4개월 새 1.45% 상승했다.

오는 2024년 1월 입주 예정인 이 아파트는 ‘개포주공1단지’를 재건축한 것이다. 현재 공사 중으로 이번에 거래된 것은 조합원 입주권이다. 지금 입주권을 사더라도 실제로 아파트에 들어가 사려면 최소 1년 반을 기다려야 한다. 일반분양 분양권은 전매제한에 걸려 있어 사실상 거래가 불가능하다.

눈에 띄는 점은 이 단지 입주권 매물 중 ‘급매’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지난 18일 기준 네이버 부동산에는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전용 59.97㎡ 매물이 총 18개 등록돼 있었다. 이 중 21억4000만~23억원에 호가가 형성된 5개 매물을 제외하고는 전부 이번에 거래된 것보다 낮은 가격이다. 20억 초반에 호가가 형성된 일부 매물은 ‘급매’라고 설명돼 있다.

이 단지의 입주권 호가가 낮아진 것은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분양권 시장에 찬바람이 분 여파가 강남까지 확산하기 시작한 것을 보여준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서울 아파트 분양권(입주권 포함) 거래량은 총 45건으로, 통계 집계가 시작된 지난 2007년 이후 상반기 기준 최저치를 기록했다.

작년 상반기 서울 아파트 분양권 거래는 157건에 달했다. 작년 1월에는 올 상반기 거래량과 비슷한 40건의 분양권 거래가 있었다. 분양권 거래는 작년 9월 22건에서 10월 13건으로 급감하더니, 12월에는 7건으로 한 자릿수 대까지 떨어졌다.

강북의 사정은 더 심각하다. 마포구 아현동 ‘공덕자이’ 전용 84.99㎡는 지난 달 15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작년 9월 최고 18억5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1년도 채 되지 않아 3억원 떨어진 것이다. 이 단지 전용 84.99㎡가 15억원에 거래된 것은 작년 1월(15억2000만원)이 마지막이다.

은평구 증산동 ‘DMC센트럴자이’ 전용 84.96㎡도 지난달 직전 거래 가격(작년 10월·17억728만원)보다 1억원 가까이 떨어진 16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서대문구 홍제동 ‘홍제역해링턴플레이스’ 전용 59.99㎡ 분양권은 지난해 12월 11억5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올해 5월에는 같은 주택형이 10억5000만원에 팔렸다.

업계에서는 부동산 시장 위축이 분양권 거래 시장으로까지 이어졌다고 평가한다. 올해 들어 집값이 조정 국면에 들어서자 투자자들도 적극적으로 분양권(입주권) 매입에 나서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문재인 정부에서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해 분양권 전매 제한과 실거주 의무를 강화하고 세금을 중과한 영향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분양권은 유동화가 쉬워 부동산 시장에서 일종의 ‘채권’처럼 사용돼 시장의 바로미터 역할을 해왔는데, 최근엔 거래가 적어 그 역할이 희미해졌다”면서 “최소한 내년 1분기까지는 금리 인상에 양도세 절세 매물이 쌓이는 영향으로 가격이 회복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김송이 기자(grap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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