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경남 창원시 의창구 북면 낙동강 본포취수장에 녹조가 확산하고 있다. 올 여름 낙동강에서는 녹조가 빈발하고 있고, 이곳 본포취수장에서 취수해서 창원 석동정수장에서 만든 수돗물에서는 깔따구 유충이 발견됐다. 연합뉴스 [창원물생명시민연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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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질오염 총량 관리제에서 정한 할당량보다 더 많은 오염물질을 배출한 4개 시·군에 대해 환경부가 개발 사업을 제재하겠다고 통보했다.
환경부는 울산 울주군과 경남 진주시·창녕군, 전북 남원시 등 4개 지방자치단체에 수질오염 총량 관리제 불이행한 데 따른 제재 대상임을 통보했다고 18일 밝혔다.
남원시는 섬진강 수계에 속하고, 나머지 3곳은 녹조 등 수질 문제가 심각한 낙동강 수계에 속한다. 한강과 금강 수계에서는 제재 대상 지자체가 없다.
수질오염 총량 관리제는 생물학적 산소 요구량(BOD)과 총인(T-P) 등 2항목에 대해 수계·유역별로 최대로 배출할 수 있는 오염물질의 양을 할당하고, 이를 만족하는 범위 내에서만 개발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BOD는 세균·곰팡이의 성장을 촉진하는 유기물의 오염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이고, 인(P)은 녹조 발생을 일으키는 영양물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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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산단·관광지 개발 못 해
수질오염 총량관리제에 따라 할당된 오염물질 배출량보다 더 많이 배출한 지방자치단체는 도시개발이나 산업단지 개발을 추진할 수 없도록 환경부가 제재를 가하게 된다. 사진은 세종시 개발 당시의 모습.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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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물환경정책과 관계자는 "할당량을 초과한 구역에서는 '낙동강수계법' 등 관련 법에 따라 도시 개발과 산업단지 개발, 관광지 개발, 공장이나 대학 설립 등이 어려워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제재는 낙동강·금강·영산강·섬진강 등의 총량관리제 3단계(2016~2020년) 과정에서 할당량을 초과 배출했기 때문이다.
울주군은 낙동강 밀양B 구역에서 BOD와 총인 2가지 항목 모두 할당량보다 많은 오염물질을 배출했다.
BOD를 하루 17.44㎏까지 배출하도록 했지만, 6.27㎏이 더 많은 하루 23.71㎏ 배출한 것으로 평가됐다. 총인도 할당량보다 0.305㎏ 더 많은 하루 1.518㎏을 배출했다.
밀양B 구역은 낙동강 지류인 밀양강 수계에서 청도천 합류 후 상동교부터 낙동강 합류지점 전까지 전 구간·유역을 말한다.
진주시가 관리하는 남강C 구역의 BOD 배출 할당량은 하루 192.66㎏인데, 실제 배출한 양은 194.62㎏인 것으로 분석됐다. 남강C 구역은 낙동강 지류인 남강 수계에서도 입석천 합류 지점부터 판문천 합류지점 전까지의 구간에 해당한다.
창녕군은 낙동강 본류I(낙본I) 구역에서 총인을 할당량보다 0.706㎏ 초과한 하루 49.658㎏을 배출해 제재를 받게 됐다. 낙본I 구역은 낙동강에서 남강 합류지점부터 밀양시 청도천 합류지점까지 구간이다.
남원시는 섬진강 본류D(섬본D) 구역에서 BOD를 하루 242.55㎏을 배출해 할당량보다 7.58㎏을 더 많이 배출했다. 섬본D 구역은 전북 순창군과 전남 곡성군 경계지점부터 곡성군과 전남 순천시 경계지점까지 구역이다.
섬진강 중류.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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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사업 제재 통보를 받은 해당 지자체에서는 4단계 오염총량제(2021~2030년) 때 할당된 오염 배출량을 미리 가져와 이번에 초과한 양을 상쇄해야 한다. 이 때문에 향후 4단계의 개발 규모를 줄이거나, 하수처리장 등을 추가로 건설해 오염배출량을 감축해야 한다.
창녕군 환경위생과 관계자는 "경남도와 협의해 제재 해소 신청서를 낙동강유역환경청에 제출해서 협의를 진행 중이고, 이르면 한 달 안에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민간 개발사업은 지장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수처리장 건설과 하수관거 정비 사업을 통해 4단계 오염총량제에서 오염을 추가로 삭감하는 방식으로 해결하겠다는 설명이다.
울주군 환경정책과 관계자도 "현재 제재 해소 절차를 밟고 있는데, 서둘러 하수관로를 건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시간이 다소 걸리겠지만, 오·폐수를 하수처리장으로 끌어와 처리하면 오염배출량이 줄 것이라는 것이다.
진주시 환경관리과 관계자는 "해당 구역이 상수원 보호구역이라 현재 추가 개발 계획이 없는 곳"이라며 "현재는 4단계 총량제에 할당된 오염 배출량을 미리 당겨서 해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점오염 저감 사업을 추가로 시행하고, 하수처리장 확충도 검토 중이라고도 했다.
남원시 환경과 관계자도 "총량제 4단계에서 개발 규모보다 오염배출량에 여유가 있어 이를 반영해 해소할 계획이고, 현재 환경부 검토만 남은 상태"라고 말했다.
지난 10일 낙동강 창녕함안보 상류에서 관찰된 녹조. 녹색 페인트를 채워 놓은 것처럼 짙다. [사진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국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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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희자 낙동강 네트워크 공동집행위원장은 "그동안 정부는 축산 농민 등을 수질오염을 일으킨다고 지적했지만, 정작 수질오염을 방치한 것은 정부와 지자체라는 게 드러났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환경부는 보 수문을 열지 않고, 지자체는 오염물질을 제대로 제거하지 않는 바람에 녹조가 창궐하는 등 낙동강 수질이 악화했다는 것이다.
임 위원장은 "2002~2020년 창원시민이 수도요금과 함께 낸 물이용부담금만 해도 2231억 원이나 되는데, 낙동강 오염은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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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질목표 미달 68곳 중 4곳만 제재
국립환경과학원 낙동강 물환경연구소 연구원들이 낙동강 본류에서 수질을 조사하고 있다.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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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질오염 총량 관리제는 수계에 배출되는 오염물질 양을 줄여 수질을 개선하자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배출 농도만으로 규제할 경우 기준치 아래로 배출하더라도 아파트·공장 숫자가 늘어나 오·폐수를 많이 배출하면 상수원 오염이 치솟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제도는 2004년 한강 수계에서 시범적으로 도입됐고, 2013년 정식 1단계를 시작했다. 이후 낙동강과 금강, 영산강·섬진강에는 2005~2010년 1단계, 2011~2015년 2단계, 2016~2020년 3단계가 시행됐다.
시행 주기가 5년에서 10년으로 바뀌면서 지난해부터 2030년까지 한강수계는 2단계, 다른 강은 4단계에 들어갔다.
총량 관리제가 도입되면서 환경부는 4대강 수계의 각 시·도 경계 지점에 목표 수질을 제시하고, 이를 달성할 수 있도록 각 시·도에 오염부하량도 정해준다. 시·도는 다시 세부적인 목표 수질을 기초 자치단체에 정해주고, 배출량을 할당한다.
이에 앞서 환경부는 지난해 상반기에 3단계 총량제 시행 결과를 분석했다. 한강수계는 49개 지점 중 12곳, 낙동강은 41곳 중 9곳, 금강은 32곳 중 23곳, 영산강·섬진강 39곳 중 24곳 등 전체 161개 구역 중에서 68곳(42%)이 목표 수질을 달성하지 못했다.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에서는 오염 측정치와 배출량 자료를 재검토하고, 해당 지자체의 소명을 듣는 절차 등을 거쳐 4곳만 최종 제재 대상으로 정했다.
이철재 환경운동연합 생명의 강 특위 부위원장은 "환경부가 이리저리 다 봐주면서 총량관리제를 '솜방망이'처럼 너무 느슨하게 운영해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것"이라며 "이런 식이면 제도 자체가 무의미할 정도"라고 비판했다.
한편, 1단계 성적표가 나온 2012년 3월에는 광주광역시와 5개 시·군이, 2단계 시행 결과가 종합된 2017년 6월에는 청주시 등 7개 시·군이 제재를 받았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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