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수입원 다각화가 EU의 우선 과제"
러 '에너지 무기화' 지속…가스 공급 60% 줄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왼쪽)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18일 아제르바이잔의 수도 바쿠에 도착해 제이훈 바이라모프 아제르바이잔 외무부 장관과 인사하고 있다. 이번 방문은 러시아가 에너지 공급으로 유럽을 위협함에 따라 에너지 공급원을 다양화하기 위한 목적하에 이뤄졌다. 바쿠=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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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아제르바이잔산 천연가스 수입량을 두 배로 늘리는 계약을 체결했다. 러시아가 EU 소속국에 천연가스 공급 자체를 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나온 희소식이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이날 아제르바이잔을 방문해 천연가스 수입 확대를 논의하고 새로운 가스 공급 계약을 맺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트위터에 "EU는 더 신뢰할 만한 에너지 공급 국가를 찾고 있으며, 아제르바이잔은 그 중 하나"라고 적었다. 그는 이어 "오늘 합의로 우리는 아제르바이잔산 가스 공급량을 두 배로 늘리고, 카스피해에서 유럽에 이르는 SGC(남부 가스 회랑)도 확장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EU는 오는 2027년까지 아제르바이잔 가스 수입을 기존의 두 배 이상인 연간 200억㎥까지 늘린다는 방침이다. 아제르바이잔은 지난해 EU에 천연가스 81억㎥를 수출했다. 올해 수출량은 120억㎥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EU 집행위는 아제르바이잔을 방문하기 전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가 계속되는 가운데 에너지 수입원을 다각화하는 게 EU의 우선 과제"라고 방문 이유를 설명했다. 방문단에는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과 카드리 심슨 에너지 정책 담당 집행위원 등이 포함됐다.
가스프롬 '불가항력' 선언…"에너지 절약할 때"
지난 11일 독일 루브민에 있는 노르트스트림1 천연가스 해상 파이프라인 육상 시설 위로 아침해가 떠오르고 있다. 노트트스트림1은 이날 '정기 보수'를 이유로 오는 21일까지 가동을 멈출 예정이며 이날 오전 6시부터 가스 흐름이 축소되기 시작했다. 루브민=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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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는 '에너지를 무기화한다'는 서방의 비판을 부인하고 있지만, 최근 몇 주간 러시아의 가스 공급은 기존의 60% 이상 줄었다. 지난주부터는 독일로 연결되는 가스관 '노르트스트림1'의 가동을 일시 중단하고, 이탈리아에도 가스 공급 감축을 통보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날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은 유럽에 공급하는 천연가스 일부에 대해 '불가항력'을 선언했다. 불가항력 선언은 무역 거래 중 자연재해나 전쟁 등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 계약 이행 의무를 피할 수 있는 조치다. 통신이 입수한 가스프롬 내부 문서에 따르면 불가항력 조항은 지난 6월 14일부터 시작되는 인도분부터 소급 적용된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러시아산 에너지 대안을 찾으려는 유럽의 노력에는 에너지를 절약할 때라는 경고가 따른다"며 "EU 집행위는 이번 주 수요일 기업의 에너지 절약을 위한 몇 가지 지침을 소개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장수현 기자 jangsu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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