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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통화·외환시장 이모저모

환율방어 만병통치약?…통화스왑에 쏠린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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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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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19일 방한해 윤석열 대통령과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를 잇달아 만난다. 옐런 장관의 이번 방한에서는 양국 간 공급망 협력과 대북제재 등 경제 현안이 폭넓게 논의될 예정인데, 한미 간 통화스왑 체결에 대한 의견도 교환할지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미 통화스왑이 외환시장 안정에 미치는 영향이 예상보다 크지 않아 과도한 기대는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18일 대통령실과 정부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1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옐런 장관을 만난다. 접견에서는 양국의 전 세계 공급망 대응 협력과 대(對)러시아 제재 방안 등에 대한 얘기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에 대한 독자제재 방안도 논의 대상이 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옐런 장관은 윤 대통령을 접견한 후 추 부총리와 이 총재를 만난다. 추 부총리와의 회담에서는 공급망 문제와 러시아 제재, 인플레이션 대응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이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 도입 논의가 심도 있게 이뤄질 전망이다. 추 부총리와 옐런 장관은 지난 2일 미국 측 제안으로 콘퍼런스콜(전화 회의)을 진행하고, 옐런 장관이 러시아의 수익 감소와 에너지 가격 안정을 위해 제도 시행이 필요하다는 점을 설명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동맹국과의 공급망 구축을 의미하는 '프렌드쇼어링'이나 주요 20개국(G20) 등 다자협의체 정책 공조 강화 방안 등이 논의 테이블에 오른다.

전 세계적인 달러화 강세로 외환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양국 협력 방안도 의제가 될 전망이다. 특히 한미 통화스왑과 관련한 논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통화스왑은 비상시 자국 통화를 상대국에 맡기고 상대국의 통화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계약으로, 과거 세계 금융위기 등 위기 상황에서 시장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었다.

최근 원화값의 과도한 하락으로 공급물가 상승 등 국내 경제에 부정적 영향이 커지자 정치권을 중심으로 한미 통화스왑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양금희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지난 17일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통화스왑)이 체결되면 환율이 올라가는 부분(원화 약세)에 대해서도 제동 장치 역할을 할 수 있다"며 "검토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과거와는 다른 경제 상황과 미국 달러화와 상시적으로 통화스왑을 체결하고 있는 통화들의 흐름을 봤을 때 한미 통화스왑 체결이 외환시장 안정의 '만병통치약'처럼 취급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재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15일까지 달러 대비 유로화 가치는 11.9% 하락했는데, 이는 같은 기간 달러 대비 원화 가치 하락폭(10.4%)을 뛰어넘는다. 상시 통화스왑을 체결한 유로화의 하락률이 통화스왑 미체결 통화인 원화보다 큰 것이다. 역시 상시 통화스왑을 체결한 일본 엔화는 자국의 통화 정책과 겹쳐 달러 대비 가치가 연초에 비해 17.1%나 하락했다.

양국 간 통화스왑이 재무장관회의에서 깊은 논의가 이뤄지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추 부총리는 지난 16일 G20 재무장관회의 참석을 위해 방문한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미국 재무 당국자들은 통화스왑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권한이라는 점을 언급했다"며 논의가 쉽지 않다는 취지로 얘기했다.

[전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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