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사우디·UAE, 세계 생산량 3% 증산 가능"
대러제재 충격 완화? "증산여력 없다, 시장 흔든다" 견해도
바이든 사우디 방문 언급하는 설리번 미 안보보좌관 |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조 바이든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이스라엘 순방을 앞두고 중동 산유국이 증산 여력을 보유했는지, 아니면 더 생산량을 늘릴 수 없는 상황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바이든 대통령은 13∼17일(현지시간) 순방에서 사우디 등 중동 국가와 관계를 개선하고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대규모 증산을 유도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산유국의 생산량을 크게 늘려 국제 원유 시장의 빠듯한 수급 상황을 개선, 유가도 진정시키겠다는 것이다.
순방을 앞둔 백악관은 산유국의 증산 여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한다.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은 11일 기자회견에서 "(산유국은) 추가 (증산) 조치를 수용할 여력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어떤 추가 조치가 있을지 결정하는 것은 결국 OPEC"이라고 밝혔다.
실제 블룸버그통신이 각국의 공식 생산량 데이터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OPEC 회원국 가운데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는 둘이 합쳐 하루 300만 배럴을 추가로 생산할 수 있다.
전 세계의 하루 생산량이 1억 배럴 정도라는 점을 고려할 때 두 국가의 증산만으로 공급이 3% 늘어나는 셈이다.
이 같은 증산량은 대러시아 제재 때문에 시장에서 배제되는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추산치와 대충 비슷하기도 하다.
그러나 산유국의 증산 여력이 기대만큼 충분하지 않을 거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독일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UAE가 현재 최대 생산량을 찍은 상태라는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과의 통화 내용을 바이든 대통령에게 공개했다.
영국 석유기업 셸의 벤 판뵈르던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국제 원유 시장 상황에 대해 "역대 가장 빠듯하다. 격변의 시기"라며 "OPEC 국가의 추가 생산 여력이 추정치보다는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사우디는 이달 초 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 회원국의 7∼8월 증산 합의를 주도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방문을 앞두고, 미국을 향해 '화해의 제스처'를 보낸 것 아니냐는 평가가 많았다.
그러나 6월만 따지면 사우디의 원유 생산량 증가분은 기대치의 5분의 1 수준에 그치고 있다.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최대 생산량은 하루 1천200만 배럴 수준인데 이런 생산량을 기록한 건 최근 수십 년 새 2020년 4월 딱 한 달뿐이었다. 최근 생산량은 하루 1천만 배럴 정도다.
마른걸레 쥐어짜듯 모든 산유국이 증산에만 매달리면 시장에서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할 비축분이 바닥을 드러내면 시장 참여자들의 불안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통신은 "OPEC 회원국 리비아가 자국 내 시위 상황으로 원유 생산을 중단하면서 계속 되풀이될 수밖에 없는 이런 리스크가 부각됐다"고 최근 사례를 소개했다.
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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