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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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 시대에도 국내 정유사들이 마냥 웃지를 못하고 있다. 원유 공급 문제로 인해 100달러 선에서 움직이는 유가는 좀처럼 내려가지 않고 있지만 기름값을 내리려는 안팎의 조치들이 정유업계 내 긴장감을 높이면서다.
간밤 국제유가는 하락했다. 1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서부 텍사스산 원유) 8월 인도분은 배럴당 1.33달러(1.27%) 내린 103.46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중국 내 코로나19(COVID-19) 재확산으로 다시 봉쇄 이슈가 부각되면서다.
지난주만 해도 경기침체 우려가 고조되면서 100달러 선을 하회했던 유가는 최근 각종 이슈가 발생하면서 등락을 보이고 있다. 다만 본격 하향세는 아직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올해 초 발생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원유 공급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는 이상 고유가 시대가 막 내리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 주도의 공격적인 긴축에 따른 경기 침체 공포에도 WTI를 비롯한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 선에서 강한 하방경직성을 확인 중"이라며 "하반기에도 배럴당 80~120달러의 박스권 유가 전망이 유효하다"고 전망했다.
오는 13~16일(현지시간) 예정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첫 중동 순방이 유가에 변곡점으로 작용할지도 관심이 쏠린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11월 예정된 중간선거를 앞두고 추락한 국정 지지율을 올려놓기 위해 휘발유 가격 등 역대급 고물가를 안정시켜야 하는 상황이라 증산 합의를 이끌어내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 10일 서울 서초구 만남의광장 알뜰주유소에서 시민들이 주유하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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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정유사들 입장에선 대내 상황도 녹록지 않다. 최근 기름값 부담이 너무 커졌다는 국민적 목소리에 정부는 유류세 인하 폭 확대, 횡재세 도입, 정유업계 불공정거래에 대한 현장점검 등 각종 정책 수단을 내놓는 중이다.
특히 정유사의 초과이익을 거둬들이는 이른바 '횡재세'에 대한 논의에 불이 붙었다. 유류세 인하 조치에도 석유제품 가격이 좀처럼 내려가지 않자 추가 과세라도 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면서 이것이 자칫 최근 역대급 실적을 이어가는 정유사 주가를 흔들어 놓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12일 오전 11시40분 현재 국내 대표 정유주인 S-Oil과 SK이노베이션은 각각 전일 대비 2.60%, 1.48% 내리며 약세를 기록 중이다.
다만 증권가에선 결정적인 영향은 없을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최규헌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업황 자체가 구조적으로 좋은 상황이고 정제마진도 높은 상황이 유지되고 있다"며 "정유사 시장점검단, 횡재세 등의 이슈가 단기적으로 주가에 악영향을 끼칠 수는 있어도 기업 자체의 펀더멘털을 훼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바이든 중동순방이 유가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선 "공급쪽에서 발생한 이벤트인만큼 수요가 유지가 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며 "원유 가격도 고려 대상이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제품가격이다. 바이든 순방으로 원유 증산이 합의되더라도 오히려 원유 가격이 떨어지면 정제마진이 더 벌어져 추가수익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사민 기자 24m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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