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달 29일 스페인 마드리드에 있는 업사이클링 의류 매장인 '에콜프(ECOALF)'를 방문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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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 동행하는 수행원을 공개하도록 의무화하는 법안을 발의한 것으로 10일 확인됐다. 윤석열 대통령의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 동행한 ‘민간인 신모씨’ 논란이 커지자 169석 거대 야당이 ‘법안 발의’로 대응한 셈이다.
전용기 민주당 의원은 대통령, 국무총리, 외교부 장관, 정부 대표, 특별사절 등의 해외 순방 시 수행원 명단을 공개하도록 하는 ‘정부 대표 및 특별사절 임명법 개정안’을 지난 8일 발의했다. 이 법안은 대통령이 자신의 해외 순방 시 사무를 보좌하기 위해서 고문, 전문위원, 수행원을 임명할 수 있고 임명 후에는 외교부 장관이 이를 공개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이다. 그동안은 대통령의 수행원 공개에 대한 법 조항이 따로 없어 정치적 공방이 벌어지곤 했다.
법안에는 수행원 명단은 공개를 원칙으로 하되 안보나 국가기밀 상 이유가 있을 경우 명단을 비공개할 수 있게 하는 단서 조항도 달렸다. 비공개를 할 경우에도 외교부 장관은 비공개 사유와 명단을 사후적으로 국회에 제출해야 한다. 전용기 의원은 “법안 논의 과정에서는 명단을 열람한 국회의원에게 ‘비밀유지 의무’를 부여해 유출을 최소화할 것”이라며 “지금까지 ‘깜깜이’였던 대통령 해외 순방을 좀 더 투명하게 하기 위한 의도”라고 설명했다.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8일 대통령 해외순방 수행원을 공개하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임현동 기자 |
최근 정치권에선 이원모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의 부인 신씨가 민간인 신분으로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순방 활동을 도운 문제가 불거졌다. 신씨는 지난달 22일 공식 순방단보다 먼저 스페인 마드리드로 출국한 뒤 지난 1일 귀국할 때는 윤 대통령 부부, 수행단과 함께 ‘공군 1호기’인 대통령 전용기를 타고 함께 귀국했다. 언론에 의해 이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자 대통령실은 지난 5일 “기타 수행원 신분으로 모든 행정적 절차를 적법하게 거쳤다”고 해명했지만 야권에선 “윤 대통령이 위임된 권력을 향유하고 사유화하려는 것”(박홍근 원내대표)이라고 몰아붙였다.
최근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인사(人事) 문제에도 강도 높은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민정비서관 출신 김영배 의원은 대통령실이 8촌 이내 친인척을 채용할 경우 이를 공개하도록 하는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을 지난 8일 발의했다. 윤 대통령이 8촌 친척인 최모 씨를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으로 채용한 것에 대한 대응 성격이 짙다. 민주당은 11일엔 의원총회를 열어 윤석열 정부의 인사 문제를 집중적으로 겨냥할 방침이다.
하지만 민주당의 이런 움직임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다. 국가기밀을 이유로 공개하지 않은 사안을 일제히 공개하면 국익을 해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원한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그간 대통령 수행원을 공개하지 않은 것은 수행원 공개 시 자칫 외교 전략이나 국가기밀이 드러날 수 있었기 때문”이라며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도 하지 않은 것을 민주당이 169석 의석으로 압박하며 현 정부에 어깃장을 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지원 기자 yoon.jiw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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