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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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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견하는 순간 사형선고? 췌장암 조금이라도 빨리 알수있는 팁 [건강한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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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 탐방 연세암병원 췌장담도암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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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암병원 췌장담도암센터(센터장 강창무·사진 가운데) 의료진들은 주 2회 다학제 진료를 진행하고 환자 상태에 따라 다양한 치료를 적용해 치료율 향상에 나선다. [사진 연세암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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췌장암은 악명 높은 암으로 통한다.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췌장암의 5년 생존율은 13.9%로 전체 암 생존율 70.7%에 크게 못 미친다. 췌장암 환자 10명 중 8명 이상이 5년 안에 사망한다. 췌장암 진단이 곧 사형선고로 비칠 정도다. 췌장암 생존율이 낮은 건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조기에 발견하기 어려운 데다 수술이 고난도고 회복이 더디며 재발 우려가 큰 탓이다.

그렇다고 희망이 없는 건 아니다. 환자 상태에 맞춰 수술·약물·방사선 등 다양한 치료법을 적용해 치료 효과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린다. 연세암병원 췌장담도암센터는 다학제 진료 시스템을 일찍이 도입함으로써 환자별 최적의 치료법을 시행해 치료율 향상에 나선다. 연세암병원 췌장담도암센터 강창무(간담췌외과) 센터장은 “암 치료 수준이 상당히 높아졌음에도 췌장암 분야는 여전히 난제로 남아 있다”며 “췌장암 관련 전문의들이 함께 모여 진단과 치료법을 논의하고 결정하는 다학제 진료 시스템을 20년 넘게 이어오면서 치료 성적과 환자 만족도가 크게 향상됐다”고 말했다.



회복 빠르고 합병증 적은 수술 찾아



기본적으로 췌장암이 췌장 안에만 국한돼 있거나 주변 장기, 림프절로 크게 퍼지지 않은 1~2기일 땐 수술해 암을 치료한다. 암세포가 위장·비장·대장으로 퍼지고 주변의 큰 혈관을 침범했거나 몸 전체에 퍼져 나간 3~4기는 대부분 수술이 불가능해 항암·방사선 치료를 시도한다. 결국 정확한 진단 아래 수술 혹은 항암·방사선 치료를 어떤 조합과 순서로 진행할지 최적의 치료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치료율 증대로 이어진다.

연세암병원 췌장담도암센터는 소화기내과·간담췌외과·종양내과·방사선종양학과·영상의학과 등 관련 진료과 전문의들이 주 2회 모여 환자 사례를 논의한다. 강 센터장은 “의료진 혼자 진료 보기 까다로운 사례의 경우 검사를 진행하고 협진 의뢰를 하다 보면 의사결정까지 한 달 이상 걸리기 일쑤”라며 “다학제 진료는 진단부터 치료 방침을 결정하는 데까지 진료 속도가 빠르다. 환자·보호자들에게 병의 상태와 치료 방법을 바로 설명할 수 있어 만족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다”고 했다. 이 센터에선 지난해 113건의 다학제 진료를 시행했으며 그 비중이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원활한 다학제 진료 시스템은 환자별 맞춤 치료의 원동력이 된다. 췌장암의 가장 중요한 치료법은 암을 완전히 절제하는 수술이다. 수술이 가능한 경우 일반적인 개복 수술 대신 환자의 회복 부담을 덜고 치료 후 합병증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복강경·로봇 수술과 같은 최적의 최소침습 수술법을 찾아 적극적으로 시도한다. 강 센터장은 “최소침습 치료가 가능한 환자를 잘 선별해 수술하면 개복 수술과 거의 유사한 치료 효과를 낼 수 있다”며 “5~12㎜ 정도의 작은 상처를 통해 수술함에 따라 통증이 덜하고 회복이 빨라 향후 치료 과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진단 당시 수술이 가능해 보이지만 불완전한 절제가 예상될 땐 선행 항암 치료를 시행한다. 그러면 췌장암의 크기를 줄이고 미세 전이된 부위의 암세포를 없앤 후 수술을 진행할 수 있어 생존율을 높이는 데 도움된다. 수술이 어려운 3~4기 환자는 최신의 방사선 치료와 항암 약물을 이용해 치료와 통증 완화를 동시에 이룬다. 일부에선 치료 효과가 우수해 수술로 이어져 장기 생존하는 사례가 나온다.

이런 췌장암 맞춤 치료는 환자들의 신뢰를 얻는 밑거름으로 작용한다. 2021년 기준 연세암병원 췌장담도암센터의 외래 환자 수는 2만8000여 명, 신규 환자(초진) 수는 2000명이 넘는다. 특히 코로나19로 병원 방문이 제한적이었음에도 2019년 대비 2020년도 센터를 찾는 월평균 신규 환자 수는 감소가 아닌 유지세였다. 2021년도엔 19.3%가 증가했다. 또 외래 환자 수도 2019년도와 비교해 2020년도엔 변화가 없었고 2021년도엔 7.4% 증가했다.



췌장암 치료 돌파구 찾는 연구 지속



췌장암은 치료 후 수년이 지나서도 숨어 있던 잔존 암이 정체를 드러내고 다른 장기로 전이되는 사례가 많이 나온다. 4~6개월 간격으로 추적 관찰하며 마음을 졸일 수밖에 없다. 환자는 때때로 밀려오는 절망감과 허탈감, 두려움에 사로잡혀 괴로워한다. 의료진은 췌장암 치료라는 긴 여정에서 환자들에게 끊임없이 신뢰를 주고 새로운 치료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것이 큰 숙제다. 강 센터장은 “센터 의료진들은 환자의 동반자로서 긍정적인 삶의 태도를 갖도록 돕고, 앞선 연구와 시도로 치료율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내년엔 연세암병원이 국내 처음으로 중입자 치료를 선보일 예정으로 수술하지 못하는 췌장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비전과 희망을 제시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구 분야에서도 췌장암 치료의 돌파구를 찾는 데 주력한다. 조기 발견을 위한 바이오마커 발굴이나 수술 예후 예측, 좀 더 개선된 항암 치료 연구에 꾸준히 집중함으로써 췌장암 극복의 최일선에 선다는 계획이다. 그는 “활력 있고 소통이 원활한 센터라는 강점이 추진력이 돼서 췌장암 환자들에게 이익이 될 수 있는 진료와 치료, 연구를 계속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 Tip

연세암병원이 꼽은 알아두면 좋은 췌장암 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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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각 증상

첫째, 황달 증세다. 췌장 머리 부분에 암이 생기면 주변 담관의 흐름을 방해해 눈과 피부가 노래지는 황달이 생긴다. 초기일 땐 소변 색이 먼저 진해질 수 있으므로 물을 충분히 먹는데도 소변 색이 계속 진하다면 혈액검사로 황달 수치를 점검하는 것이 좋다. 둘째, 복부 통증·불편감이다. 흡사 체한 것처럼 명치와 복부에 불편감이 계속 있어 내시경·초음파 검사를 받아도 원인이 뚜렷하지 않다면 복부 컴퓨터단층촬영(CT)을 고려한다. 셋째, 당뇨다. 새롭게 당뇨가 생겼거나 기존의 당뇨 증세가 특별한 이유 없이 조절이 안 되면 암으로 인해 췌장의 인슐린 분비에 문제가 생겼을 수 있으므로 의사와 상의해 정밀검사를 받는 게 좋다.



2 고위험군

가족 중 췌장암 진단을 받은 사람이 있거나 BRCA2와 같은 특정 유전자 돌연변이를 가지고 있다면 췌장암 고위험군일 수 있다. 진단을 위해선 CT나 자기공명영상촬영(MRI), 특수 초음파 내시경검사 등을 이용한다. 만성 췌장염으로 치료 중이거나 오랜 흡연·과음 경력이 있는 이들도 췌장암 고위험군으로서 정밀검사가 요구된다. 최근엔 췌장 낭종(물혹)이 우연히 발견돼 진료받는 사례가 많다. 대부분 양성종양이지만 간혹 악성으로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전문의와 상의해 관리받을 필요가 있다. 위암·대장암·폐암·유방암으로 치료해 장기 생존한 경우도 유전자적 성향으로 췌장암이 발병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 정기검진에 소홀해선 안 된다.



3 치료 후 관리

췌장암 환자는 체중 감소가 빠르게 진행되고 영양 부족이나 우울증도 흔히 겪는다. 직접적인 치료와 함께 체력과 전신 건강을 잘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특히 환자에게 적합한 운동을 하고 식단을 지키며 동반하기 쉬운 당뇨를 적절히 관리해야 한다. 황달이나 발열 증세가 있을 땐 바로 담당 의료진을 찾아 정체된 담즙을 배출하는 담도 배액술을 시행 받고 항생제를 투여받아야 한다. 두 증세가 있는데도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면 종종 환자가 패혈증으로 악화해 사망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췌장암은 통증이 심한 편이므로 통증 관리에 신경 쓰고 진통제를 처방받았을 땐 정해진 용법·용량을 꼭 따른다.

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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