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유세중 총격 사망…日열도 충격

◆ 아베 피습 사망 ◆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8일 일본 나라시에서 참의원 선거 지원 유세 중 총격을 받은 후 쓰러져 있다. 주변 사람들이 모여 심폐소생술을 진행했지만, 아베 전 총리는 병원 이송 후 치료 중 사망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용의자인 야마가미 데쓰야(41)를 체포하고 범행에 사용된 총기를 압수했다. [교도 = 연합뉴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참의원 선거 지원유세 중 총격을 받아 사망했다. 향년 67세.

일본 최장수 총리 기록을 갖고 있고 보수세력의 구심점 역할을 해온 아베 전 총리의 죽음에 일본 정계와 국민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NHK 등에 따르면 아베 전 총리는 이날 오전 11시 30분께 나라시에서 지원 유세를 하던 중 총탄에 피격됐다. 총소리가 두 차례 울렸고 아베 전 총리는 가슴과 목 부근에 총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전 총리는 나라현립의과대 부속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심폐정지에 빠졌고 병원에서 4시간 반가량 치료를 받다가 이날 오후 5시 3분 사망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나라시에 거주하는 범인 야마가미 데쓰야를 체포해 조사 중이다. 경찰은 소지하고 있던 총도 압수했는데, 사제 총기로 추정된다. 범행 동기 등에 대해서는 조사 중이며 범인은 '아베에게 불만이 있어서 죽이려고 노렸다' '아베의 정치신조에 불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등의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민당 총재인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선거 지원 유세지인 야마가타에서 급히 도쿄로 이동해 각료 등과 함께 대책을 논의했다. 기시다 총리는 아베 전 총리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뒤 총리관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참으로 안타까워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진심으로 명복을 빈다"며 "아베 전 총리의 생각을 확실히 받아들여 계승해 책임을 다하고 싶다"고 밝혔다.

아베 전 총리는 두 차례에 걸쳐 총 8년 9개월 재임한 일본의 역대 최장수 총리다. 2006년 52세에 전후 최연소 총리로 취임했다가 1년 만에 조기 퇴진했다. 5년 뒤인 2012년 12월 재집권에 성공해 2020년 9월 건강 문제를 이유로 사임할 때까지 7년 9개월 연속 재임했다. 총리 재임 기간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해 주변국의 반발을 샀다. 한국 법원의 일제강점기 강제 징용 피해자에 대한 일본 기업의 배상 판결 등에 반발하면서 재임 기간 중 한일 관계가 악화됐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아베 전 총리의 유족인 아키에 여사에게 조전을 보내 "아베 총리를 사망케 한 총격 사건은 용납할 수 없는 범죄행위"라며 "존경 받는 정치가를 잃은 유가족과 일본 국민에게 애도와 위로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아베 전 일본 총리의 사망 소식에 "동북아를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다가 돌아가셔서 상당히 아쉽다"면서 "그 가족들에게 진지한 조의를, 위문을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도쿄 = 김규식 특파원 / 서울 = 신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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