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군 젠-16 전투기 |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미국 상원의원이 대만을 방문하자 중국이 대만 주변에서 여러 군사 훈련을 펼친 사실을 공개하며 반발했다.
대만을 담당하는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 전구(戰區)는 8일 성명을 통해 "최근 대만 주변 해상과 공중에서 다양한 형태의 전투 준비 훈련, 순찰 등을 펼쳤다"고 발표했다.
우첸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국방부 웨이보 계정을 통해 "해당 훈련은 미국과 대만의 결탁과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조직됐다"고 밝혔다.
중국군의 해당 발표는 릭 스콧 미국 상원의원이 7일 대만에 입국해 이날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면담한 가운데 나왔다.
우 대변인은 "스콧 의원의 대만 방문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위반한 것이며 중국과 미국 관계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대만해협의 긴장을 고조시킨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중국 인민해방군은 항상 전쟁할 준비가 돼 있고 외세의 간섭과 분리주의자들의 대만 독립 시도를 좌절시키기 위해 필요한 모든 수단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은 대만 소식통을 인용해 이날 중국 전투기 몇 대가 대만해협 북부 중간선을 넘어왔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해당 전투기들이 대만 영공으로 진입하지는 않았다면서도 "중국 전투기가 대만 북서쪽에서 진입해 비공식적 완충선을 넘어선 것은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투기들은 곧장 중간선을 넘어서더니 빙빙 돌면서 작전을 펼쳤다"며 "대만군이 이에 대응해 전투기를 발진시켰다"고 덧붙였다.
소식통은 "이는 도발의 분명한 메시지"라며 스콧 의원이 대만을 방문한 것에 대한 중국의 반응이라고 말했다.
플로리다주지사를 지낸 스콧 의원은 공화당 소속 상원 군사위원회에서 활동 중이다.
그는 한국과 일본을 거쳐 대만을 찾았다. 올해 들어 미 상원의원이 대만을 찾은 것은 일곱번째이다.
스콧 의원은 차이 총통과 면담에서 "미국은 세계 모든 자유를 사랑하는 나라들과 함께 대만이 자신들의 미래를 결정하고 자유를 지킬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면담 이후 취재진에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세상은 변했다"며 "대만이 림팩(다국적 해상 연합훈련인 환태평양훈련·RIMPAC)에 참여한다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향후 그럴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차이 총통은 여러 도전에 맞서 민주주의 파트너들이 협력을 심화할 필요가 있다며 "대만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정과 번영을 지키기 위해 미국과 계속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달 미국에서 출범한 '21세기 무역에 관한 미-대만 이니셔티브'를 통해 양국 간 무역협정을 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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