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근 당 대표 정무실장, 당원권 정지 2년 의결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위원장 이양희)는 8일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이 제기된 이준석 대표에 대해 ‘당원권 정지 6개월’의 중징계를 의결했다. 증거 인멸을 실행한 혐의를 받는 김철근 당 대표 정무실장은 ‘당원권 정지 2년’ 처분을 받았다.
윤리위는 지난 7일 오후 7시부터 이 대표와 김 실장을 불러 소명을 듣는 등 8시간 가까운 ‘마라톤 회의’ 끝에 이같은 결론을 내렸다. 이 대표에 대한 징계 절차를 개시한 지를 기준으로는 78일 만이다.
징계 사유는 윤리위 규칙 제4조 1항 위반이다. 당원으로서의 예의를 지키고 사리에 맞게 행동해야하며 당의 명예를 실추시키거나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언행을 해선 안된다는 내용이다.
이양희 윤리위원장은 이 대표의 징계 사유에 대해 “이 대표는 자신의 형사사건과 관련해 김 실장에게 사실확인서 등 증거인멸을 교사한 혐의로 품위 유지 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했다”며 “다만 징계 심의 대상이 아닌 성 상납에 대해선 판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그간 이 대표의 당에 대한 기여와 공로 등을 참작해 이같이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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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이날 윤리위에 출석해 김 실장이 2022년 1월 10일 대전에서 장모씨를 만나 성 상납 관련 사실확인서를 약속받고 7억원 상당의 투자유치 각서를 써 준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소명했다. 하지만 이 위원장은 “사실확인서의 증거가치, 이 대표 본인이 당 전체에 미칠 영향, 당 대표와 김 실장 간 업무상 지위관계, 사건 의뢰인과 변호사 간 통상적 위임관계, 관련자들의 소명내용과 녹취록, 언론에 공개된 각종 사실자료 및 당 대표 정무실장의 지위에 있는 김철근 본인이 본인의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7억이란 거액의 투자유치 약속증서 작성을 단독으로 결정했다고 믿기 어렵다는 점 등을 종합적 고려했을 때 이 대표의 소명을 믿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김 실장에 대해선 “2022년 1월 대전에서 장모씨를 만나 성 상납이 없었다는 취지의 사실 확인을 받았고 같은 자리에서 장모씨에게 7억원 상당의 투자유치 각서를 작성해준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사실확인서와 위 약속증서와의 대가관계를 부인하고 있다”며 “윤리위는 사실확인서의 증거가치, 이준석 사건 및 당 전체에 미칠 영향, 사실확인서와 위 약속증서가 같은날 같은장소에서 작성된 점, 장모씨와 녹취록에서 장모씨가 김 실장에게 위 약속증서 이행을 요구했던 점, 김 실장이 이행여부에 특별히 이의제기를 하지 않았던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김 실장의 이 소명을 믿기 어렵다고 판단했고, 이에따라 김 실장은 윤리규칙 제4조 품위규칙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앞서 윤리위는 대선 후인 지난 4월 한 시민단체가 “이 대표가 측근을 통해 성 상납 증거인멸을 시도했다”며 이 대표를 제소하자 윤리위 회의를 열어 이 대표에 대한 징계 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윤리위 징계 수위는 ▶경고 ▶당원권 정지 ▶탈당 권고 ▶제명 순으로 위원 9명 중 과반이 출석해 과반이 찬성하면 징계를 결정할 수 있다. 이날 회의에는 이 위원장을 포함해 윤리위원 8명이 참석했다.
이 대표는 그간 “전혀 사실무근이기 때문에 ‘경고’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혀온 만큼 가처분 신청 등을 통해 불복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경희·성지원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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