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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블랙홀'…李, 윤리위 직접 출석해 막판까지 소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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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성상납 증거 인멸 교사` 의혹에 대한 당 중앙윤리위원회 심의를 앞둔 7일 오전 대표 비서실 문틈으로 분주한 관계자들의 모습이 보인다. [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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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 대한 징계 여부를 결정지을 당 윤리위원회가 7일 열렸다. 쟁점은 이 대표가 자신의 성상납 의혹과 관련한 증거 인멸 교사로 품위 유지 의무를 위반했는지였다. 징계 수위에 따라 이 대표 개인의 정치적 생명은 물론, 여당 내홍과 권력구도 재편에도 큰 파장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

이날 국민의힘 중앙윤리위는 국회 본관에서 4차 회의를 열고 이 대표를 직접 불러 소명을 듣고 밤늦은 시간까지 심의·의결 절차를 진행했다. 지난달 22일 3차 회의에서 이 대표 측근인 김철근 당대표 정무실장의 소명을 들은 데 이어 이날은 징계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막판까지 격론을 벌였다. 김 실장은 의혹이 제기된 직후 제보자를 자처한 장 모씨를 만나 7억원대 투자 각서를 써주고 의혹을 무마하려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당규에 따르면 윤리위의 징계 처분은 △경고 △당원권 정지(1개월~3년) △탈당 권고 △제명 등 총 4단계다. 9명의 위원 중 과반 출석, 과반 찬성으로 의결한다. 여권에서는 이 대표가 어떤 징계를 받느냐를 놓고 시나리오별로 전망이 제기됐다. 먼저 가장 낮은 수위의 징계인 '경고'를 받더라도 리더십 타격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다. 징계 처분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라는 용퇴론이 터져나올 수 있고, 이 대표를 '내쫓는' 모양새에 비판하며 비호하던 쪽에서도 더 이상 명분이 없어지게 되기 때문이다. 두 번째 수위인 '당원권 정지' 처분을 받게 된다면 내년 6월까지 임기를 약 11개월 남겨둔 이 대표로서는 당원권이 정지되는 기간에 대표직 수행이 사실상 어려워진다는 전망이다. 더 수위가 높은 탈당 권고, 제명 등 중징계가 내려져도 대표직 사임 압박은 거셀 것으로 보인다.

한 초선 의원은 "지난해 국민권익위원회의 국회의원 부동산 거래 전수조사 이후 당에서 의혹이 제기된 의원들에게 탈당 권고, 제명 처분을 했었다"며 "그때도 수사 결과 없이 의혹만으로 징계했는데 당대표에게도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관련 의혹 일체를 부인하고 있기 때문에 징계에 불복하고 자리를 지키며 여론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윤리위가 각종 의혹에 대한 명확한 근거를 제시했는지도 관건이다. 이 대표 측에서는 재심 청구는 물론이고 법원에 징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는 후속조치도 이미 검토했다.

이 대표가 20·30대 남성 지지층을 등에 업고 대표직을 사수하려 역공에 나서면 당 내홍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하락세인 윤석열 대통령 국정지지도와 정당지지율에도 악영향이 예상된다. 당 일각에선 이 대표가 버티면 친윤계 최고위원들이 '지도부 총사퇴' 카드를 꺼내들고 이 대표를 압박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만약 윤리위가 증거 인멸 교사 의혹이나 품위 유지 위반에 대해 납득할 만한 근거를 내놓는다면 도덕성에 상처를 입은 이 대표가 순순히 자진 사퇴하는 상황이 전개될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윤리위 결정이 늦어지자 징계를 보류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 대표 측에서 "경찰 수사 결과를 보고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윤리위도 성급하게 징계 처분을 내렸다가 경찰이 무혐의 처분 등을 내린다면 정치적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그렇다 하더라도 당대표 거취가 달린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 장기간 표류한다면 당내 권력 갈등은 극심해질 수밖에 없다. 소수이지만 윤리위가 징계하지 않기로 결정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 경우 친윤계와 대립하며 코너에 몰렸던 이 대표가 반전의 계기를 잡게 된다. 그가 지금까지 윤리위 배후에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이 있다고 주장해온 만큼 당내 주도권 다툼이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희수 기자 /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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