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아파트 전세 시장도 매매 시장과 같이 계약이 뜸하고 가격도 낮아지고 있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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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절벽 장기화에 따른 서울 아파트값 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전세 시장도 이와 비슷한 흐름을 보인다. 7일 한국부동산원 주각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4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일주일 전보다 0.02% 하락했다. 지난주(-0.01%)보다 낙폭이 커졌고 4주 연속 내림세다.
부동산원은 "높은 전셋값에 대한 부담과 금리 인상에 따른 월세 선호 현상이 지속적으로 나타하며 신규 전세 수요가 감소하는 가운데, 대부분 지역에서 하락세를 보이며 서울 전체 하락 폭이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24개구의 전셋값이 내렸다. 특히 종로구(-0.05%), 용산구(-0.04%), 강북구(-0.04%) 등 서울 도심과 외곽 지역의 하락 폭이 컸다.
전세 시장도 매매 시장처럼 거래가 줄면서 매물이 쌓이고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전세 매물은 2만9365건으로 한 달 전(2만5672건)보다 매물이 16.6% 늘었다. 지난해 7월 6일(1만9852건)과 비교하면 47.9% 증가했다.
[부동산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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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을 내린 1억원 이상 내린 급전세만 가끔 거래되는 상황이다. 전세 수요가 많은 9510가구 규모의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용면적 84㎡의 경우 지난달까지만 해도 전세보증금 11억~12억원 대에 신규 전세 계약이 이뤄졌는데, 최근에는 9억원 대 급전세가 시장에 나왔다.
아실에 따르면 이날 이 아파트 전세 매물은 한 달 전(322건)보다 156건 늘어난 478건을 기록했다. 송파구 가락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신규 전세 매물이 늘고 세입자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호가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4300가구의 서대문구 남가좌동 DMC파크뷰자이 전용 84㎡도 지난달 말 7억5000만원에 신규 전세계약을 맺었지만, 최근에는 6억원짜리 급전세도 등장한 상황이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76㎡도 지난달 7억5000만원에 신규 전세 계약 건이 있었지만 6억원대 매물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전셋값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8월 전세 대란'에 대한 우려도 사그라지는 분위기다. 8월 이후 계약갱신청구권의 사용이 만료된 임대주택에 대해 신규 임대계약이 체결되는 경우가 늘어나는데, 이때 임대인들이 4년 치 임대료를 한꺼번에 올려 받으려 해 전셋값 폭등이 우려된다는 게 전세대란을 예상하는 이유였다.
전문가들은 높은 전세보증금과 대출 이자 부담에 월세로 갈아타는 수요가 늘었고 경기, 인천 등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인구가 증가하는 등 수요 분산이 이뤄지고 있어 서울 아파트 전세난이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하반기 추가 금리 인상이 예고돼 있어 전세에서 월세로 갈아타는 수요가 더 늘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국 주택 전·월세 거래 중 월세 비중은 4월 50.4%로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처음 전세 비중을 넘었다. 5월에는 월세 비중이 59.5%로 치솟았다. 서울에서 벗어나 경기나 인천으로 이동하는 인구도 늘고 있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올해 1∼5월 서울에서 경기로 2만2626명이 순이동했다. 인천으로 이동한 인구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증가한 3885명으로 집계됐다.
한편 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0.03% 떨어지며 6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4주째 보합이던 강남구 아파트값도 0.01% 떨어졌다. 부동산원 조사에서 강남구 아파트값이 하락한 것은 올해 3월 7일(-0.01%) 조사 이후 4개월 만이다. 부동산원은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우려 확산 등으로 매수세가 위축된 가운데 강남구의 경우 청담·도곡동 위주로 매물이 적체되며 가격이 하락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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