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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누구도 시도하지 않은 교육감의 책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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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감에게 거는 기대가 큰 만큼, 최근 청소년 건강 및 학업 등의 통계를 접하는 마음이 같은 크기로 무겁다. 성적 줄세우기가 아닌, 다양한 교육개혁의 노력이 있어왔지만 ‘SKY캐슬’ ‘in서울대’ 등의 신조어가 말해주듯 경쟁적 교육 문화는 더 심화되고 있다.

경향신문

이광국 (가칭) 인천장학사노동조합 준비위원


보건복지부는 최근 10대 연령의 고의적 자해에 의한 사망자 수가 2020년 한 해에만 315명이라고 발표하였다. 이는 세월호 참사와 같은 비극을 매년 겪고 있는 것과 같다. 그리고 관련 수치는 2019년 기준 인구 10만명당 10.4명으로 전년도 대비 증가하였다(2015년 7.6명, 2017년 8.1명). 매우 큰 문제임에도 사회적 반향조차 없다는 것이 더욱 심각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살률 1위 국가라는 오명 속의 내성 때문인가.

또 통계청의 ‘2021 청소년 통계’에서는 2020년 중·고등학생이 고민하는 문제 순위 1위(46.5%)가 ‘공부’이며 그들의 25.2%가 최근 1년간 우울감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한 것 등으로 보아, 심리적 스트레스 및 불안감이 그들의 일상에 계속 축적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일부 교실에서는 아예 학습 과정 또는 시험 자체를 포기하는 학생들도 있다. 개인의 올곧은 성장과 상호 협력의 교육공동체 구현은 여전히 먼 미래의 청사진인가.

경쟁교육 해소는 대학 및 제도 개혁, 취업 지원, 지역균형 발전 및 노동조건 개선 입법 등 당사자 간 이해관계를 넘어서는 전(全) 사회적 변화를 필요로 한다. 이때, 누군가 먼저 이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면 그 출발점 역시 교육계가 될 수밖에 없다.

교육계의 지역별 행정 동력이 시·도교육청으로부터 나오는 점을 감안하면, 4년 전 교육감 선거에서 당선된 진보 성향의 교육감 수(14명)가 올해 다소 줄어든(9명) 선거 민심을 경청해야 한다.

근 10년 동안 교육감 선거를 통해 진보교육에 거는 시민들의 기대는 일관되게 우호적이었다. 이 때문에 혹자는 이번 선거 결과를 진보교육의 위기라고도 평가하지만, 그동안 민주시민교육, 학생복지, 교육안전망, 환경교육 등 뜻깊은 교육적 시도 및 성과가 적지 않았다. 따라서 선거가 민심의 거울이라면, 선거 결과를 이유로 혁신학교 폐지나 경쟁교육 확대를 주장하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면이 있다.

다만 분명히 짚어야 할 것이 있다. 4년 전에는 전국의 진보 성향 교육감 후보 15명이 제1의 공동 공약으로 ‘입시경쟁교육 해소’를 내세워 대거 당선됐지만, 이후 개별 공약과 달리 이 공동 공약의 이행은 지지부진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이것을 공약으로 제시한 후보조차 거의 없었다.

이에 진보 성향 교육감 수가 줄어든 것은 어떤 의미일까? ‘입시경쟁 해소’라는 불가능한(?) 목표를 차라리 내세우지 않았기에 여타의 성과를 바탕으로 그나마 과반이 당선된 것일까? 아니면, 교육개혁에 대한 시민들의 염원이 담긴 이 공동 공약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 민심의 냉정한 평가의 시작일까? 아직은 입시위주 교육 해소에 대한 기대가 있다는 민심일 수도 있다.

< 학벌사회 >(2004, 김상봉)나 < 시험능력주의 >(2022, 김동춘)와 같이 변화를 모색하는 연구자들의 담론이 있다. 또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좋은교사운동,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등에서도 학벌 타파 등 실천적 연구 결과 및 대안을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도 국가 차원에서 5년 동안의 준비를 거쳐 며칠 뒤 출범하는 국가교육위원회는 ‘과도한 입시경쟁 지양’을 첫 번째 주요 정책으로 천명하고 있다.

그래서다. 시·도교육감은 이 사회에 경쟁교육을 멈추자고 제안할 권한과 역량이 상대적으로 많다. 정부, 국회, 대학, 산업체 등 관련 기관과의 적극적 협력 등을 이뤄낸다면, 더딜지언정 결코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이것은 사실 이전의 어느 교육감도 주도적으로 도모해 본 적이 없었다는 점에서 전혀 새로운 시도와 실천이 될 수 있다.

한꺼번에 발생하지 않지만, 경쟁교육으로 인해 계속되고 있는 ‘조용한 대형 참사’에 대해 교육감 누구라도 앞서서 나가 이 비극을 멈추는 초석이 되어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이광국 (가칭) 인천장학사노동조합 준비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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