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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선 음모론' 폭스뉴스, 2조원대 명예훼손 소송 무마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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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모론 제기한 원아메리카방송, 뉴스맥스 등도 줄소송…"존립위기"

연합뉴스

미국 뉴욕 폭스뉴스 본사 앞에 세워진 폭스뉴스 중계차량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2020 미국 대선 직후 부정선거 의혹을 집중 보도했던 미국 보수 언론 폭스뉴스가 2조원대 명예훼손 소송에 직면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 델라웨어 상급법원의 에릭 데이비스 판사는 개표기 제조업체 '도미니언'이 제기한 명예훼손 소송을 각하해달라는 폭스사의 청구를 기각했다.

이 판결에 따라 도미니언은 폭스뉴스 모회사인 폭스사, 이 회사 소유주인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 라클란 머독 등을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계속 진행할 수 있게 됐다.

2020년 미국 대선 당시 폭스뉴스와 극우성향 언론사 원아메리칸뉴스방송(OAN), 뉴스맥스 등은 개표기 업체 도미니언이 당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후보 당선을 위해 투표 결과를 조작했다는 음모론을 여러 차례 보도했다.

대선 당시 28개주에 투표기를 공급한 도미니언은 작년 1월 허위 보도로 회사의 명예가 실추됐다며 폭스사에 16억 달러(약 2조원)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비슷한 뉴스를 보도한 OAN과 뉴스맥스에도 거액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당시 음모론은 모두 허위로 확인됐다.

데이비스 판사는 "루퍼트 머독, 라클란 머독은 도미니언이 선거를 조작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진실을 외면했을 가능성이 있고, 이로써 폭스뉴스가 선거부정 의혹을 전파할 수 있었다는 도미니언 측 주장 주장은 '합리적 추론'"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이날 판결이 도미니언의 승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가디언은 덧붙였다.

미 플로리다주 스테트슨 대학교의 시아라 토레스-스펠리시 헌법학 교수는 가디언에 "폭스뉴스는 언론사로서 음모론이 거짓이라는 점을 파악했어야 한다"며 "폭스뉴스에 악재인 점은 도미니언이 폭스뉴스에 여러 차례 보도 중단과 기록 수정을 요구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폭스뉴스는 성명에서 이날 법원의 결정에 대해 "선거 관련 언론보도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이라며 "이 나라의 설립 기반인 '자유'의 대척점에 서는 것이다. (언론 자유를 규정한) 수정헌법 제1조는 민주주의의 설립 기반이고, 언론의 자유는 보호돼야 한다"라고 밝혔다.

한편 도미니언 외에 또 다른 대선 부정 음모론의 피해자인 투표 프로그램업체 '스마트매틱'도 폭스사와 폭스뉴스, OAN, 뉴스맥스 등에 27억 달러(약 3조5천억원)를 청구하는 소송을 별도로 진행 중이다.

가디언은 이런 소송으로 이들 언론사가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폭스뉴스는 미국 내 시청률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장기간 소송을 진행하면서 케이블업체와의 중계권료 협상에서 불리한 위치에 처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군소업체인 OAN, 뉴스맥스 등은 존립을 걱정할 처지가 될 수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보수성향 언론사를 감시하는 미국 시민단체의 앤절로 카루소니 대표는 "OAN은 소송 비용 때문에 사라져버릴 것"이라며 "OAN은 이런 소송을 버텨낼 자원이 충분하지 않다"고 했다.

카루소니 대표는 뉴스맥스에 대해 "OAN에 비하면 현금 유동성을 확보한 편이지만, 도미니언과 스마트매틱의 요구대로 수십억 달러를 내지 않을 때 얘기"라고 덧붙였다.

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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