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조심스러운 여름 보내야 할 듯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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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코로나19 유행이 증가세로 전환됐고 세계적으로 원숭이두창이 확산하고 있어 올해도 조심스러운 여름을 보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중앙방역대책본부가 발표한 신규 확진자 수는 1만59명으로, 전날(1만715명)을 이어 1만명 이상을 기록했다.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달 10일(9천310명) 이후 계속 1만명 밑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점차 유행 감소세가 둔화하더니 지난달 29일(1만455명) 다시 1만명 위로 올라섰다. 이날을 포함해 최근 5일 사이에 3번이나 1만명대 확진자가 나온 것이다.
감염재생산지수(Rt) 흐름도 코로나19 유행 반등을 가리키고 있다.
감염재생산지수는 환자 1명이 주변 사람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 수치화한 지표로, 1 이상이면 유행 확산, 1 미만이면 유행 억제를 의미한다.
6월 4주(19∼25일)까지 13주 연속으로 1 미만을 유지하던 감염재생산지수는 지난달 28일 1.0으로 올랐다. 정부는 "코로나19 유행이 감소세에서 증가세로 전환됐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높은 백신 접종률(6월 30일 기준 2차접종률 87%)에 더해 오미크론 변이 대유행으로 인한 대규모 자연 감염으로 획득한 면역력이 점차 감소하면서 확진자가 다시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난 것이다.
지난해에도 델타 변이 확산으로 7월 7일을 기점으로 코로나19 '4차 유행'이 번진 적이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높은 수준의 면역이 형성됐다가 그 수준이 낮아져 유행이 재발한다는 점이 다르다. 따라서 재감염자 비율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현재 재유행의 위험성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상황을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반등세로 확진자 규모가 어디까지 증가할지, 현재 흐름이 재유행으로 이어질지 등은 당분간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 교수는 "코로나19 백신의 효과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고 위중증 예방 효과는 있지만, 재감염을 막을 수는 없는 것 같다"며 "이제는 집단면역 효과가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고령층이나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을 보호하는 조치가 필요하고, 추가접종 시점을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에어컨 가동으로 인한 실내 환기 부족이 재유행의 원인이라는 식으로 설명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유럽에서는 이미 지난 5월 중순∼6월 초부터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다. 유럽은 BA.4, BA.5 등 오미크론 세부계통 변이 확산과 여름철 이동량 증가가 재유행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신규 변이와 휴가철이 유행 확산의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정부는 올해 여름을 코로나 재유행의 도화선이 될 수 있는 중요한 시기로 본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국내에서도 BA.2.12.1, BA.4, BA.5 등 오미크론 세부계통 검출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달 25일까지 국내에서 검출된 오미크론 세부계통 변이는 누적 550건이고, 이 가운데 255건은 지난 19∼25일에 확인됐다. 특히 BA.5가 1주일 사이 137건 확인되면서 검출률이 10.5%(국내 7.5%, 해외유입 32.8%)로 증가했다.
임숙영 방대본 상황총괄단장은 "국제선이 계속 증편되면서 해외 입국객이 늘어나고, 그에 따라 해외 유입 확진자가 비례해서 증가하고 있다"며 해외에서 유행하는 BA.5, BA.4 변이가 국내로 유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중 해외유입 사례는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24일(113명)부터 해외유입 확진자가 하루 100명 이상 집계되고 있다. 이날은 191명을 기록했다.
해외 입국량 증가는 원숭이두창 확산 우려로 이어질 수 있다.
지난달 21일 입국한 내국인 1명이 국내 첫 원숭이두창 확진자로 판정된 이후 추가 전파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당국은 원숭이두창 유입 가능성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2일 세계 31개국에서 원숭이두창 확진 사례가 4천500건 이상 확인됐으며, 이 가운데 90% 이상이 유럽에서 발생했고 유럽 감염 건수는 2주새 3배로 급증했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은 원숭이두창의 잠복기가 21일로 길고, 발열·발진 등의 증상만으로 감시가 어려운 만큼 자발적인 신고가 매우 중요하다며 의심 증상이 있으면 즉시 신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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