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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전문은행이 대환대출 시장에 본격 진출하면서 카드·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 비상이 걸렸다. 제2금융권 대출을 이용하면서 상대적으로 신용이 우량한 고객 중심으로 이탈이 불가피해졌다. 향후 출혈경쟁으로 업권 자체 건전성까지 해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토스뱅크가 삼성카드를 시작으로 이달부터 복수 카드사 대상 카드론(장기카드대출) 대환대출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어서 카드업계 우려가 커졌다.
카드사 고위 관계자는 “토스뱅크가 하겠다는 서비스가 사실상 카드론 고객 정보를 긁어다가 자사로 유입하겠다는 의도”라면서 “일부 고객에겐 금리인하 등 편익이 있을 수 있지만 산업 종사자로서 산업 생태계 자체가 위협을 받을 가능성이 짙어 우려스럽다”고 설명했다.
토스뱅크가 선보인 '카드론 대환대출 서비스'는 이용자가 개인정보 열람에 동의하고 인증서 정보를 입력하면 기존 카드사에서 받은 카드론 금리 등을 안내하고 토스뱅크 대출로 갈아탈 수 있도록 해준다.
실제 1일 기준 토스뱅크 신용대출 금리는 연 4.18~15.00%로 6개 카드사(신한·KB국민·삼성·하나·우리·롯데카드) 카드론 금리(5월 31일 기준) 연 6.95~19.10%보다 낮다. 토스뱅크에 따르면 카드론 대환대출 서비스 이용자가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면 평균금리가 연 6.83%, 연이자상환액이 연평균 약 47만원 각각 감소하는 효과를 낸다고 설명했다.
카드업계는 우량 고객 이탈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한다. 최근 카드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워진데다 토스뱅크로 상대적으로 신용이 우량한 고객이 이탈하면 자체 대출 사업이 위축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렇다 보니 토스뱅크의 서비스 구현 방식에 대해 볼멘소리도 나온다. 현재 토스뱅크는 카드론 정보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웹사이트 콘텐츠를 수집·저장하는 '웹 스크래핑' 방식을 사용한다.
일각에서는 마이데이터 사업자인 토스와 토스뱅크가 같은 앱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도 토스뱅크가 사업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스크래핑을 사용하는 것이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전체 신용정보를 스크래핑으로 통합 조회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규정을 어긴 것은 아니다.
저축은행도 인터넷은행의 대환대출 확대에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쳤다.
현재 토스뱅크, 카카오뱅크 등은 자사 플랫폼에서 기존 사용자가 받은 대출을 저축은행 등으로 대환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인터넷은행보다 플랫폼 접근성이 현저히 낮은 저축은행 사정상 울며 겨자먹기로 수수료를 내면서 이들 대환대출 서비스에 탑승한 것이다.
다만 초기 예상과 달리 현재 저축은행들은 대환대출에 적극적이지 않다. 인터넷은행이 플랫폼에 들어온 우량 고객은 자사로 유입하고 상대적으로 신용이 취약한 고객만 저축은행으로 대환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현장에서 인터넷은행의 대환대출 서비스 제공에 대한 우려가 크다”며 “신용이 우량한 고객은 인터넷은행으로 유입하고 상대적으로 신용이 취약한 고객만 저축은행으로 보내다 보니 이 부분에 대한 마케팅도 저절로 줄어드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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