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3%대 하락…수요위축·증산기대감
OPEC+는 증산수준 유지…사우디, 美 기업과 접촉
증산여력에 대한 의구심 커져…"공급제한 해소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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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7월 중순으로 예정된 사우디아라비아 순방을 앞두고 사우디에 직접적인 석유 증산을 요구하지 않고, 중동 전체 국가들의 자발적인 증산을 이끌어내겠다고 시사했다. 경기침체 우려와 수요 압박 속에 등락을 거듭하는 국제유가는 증산 기대감이 합쳐지면서 하락세로 마감했다.
30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담 폐막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사우디에 직접적으로 원유증산을 요청하진 않을 것"이라며 "특별히 사우디에 대해서만이 아니라 모든 걸프국가들에게 전체적으로 원유생산을 늘려야한다고 지적해왔다"고 밝혔다.
해당 발언으로 7월13일부터 16일까지 예정된 바이든 대통령의 사우디 순방을 앞두고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국가들로부터 증산을 이끌어낼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 이미 그동안의 가격급등세에 따른 부담감과 경기침체 우려에 따른 수요위축 전망에 등락 중이던 국제유가는 하락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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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대비 3.66% 빠진 105.76달러에 마감했고,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북해산 브렌트유도 3.04% 하락한 109.03달러를 기록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앞서 개최된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플러스(+)' 회의에서도 6월 초 발표한 하루 64만8000배럴 증산수준을 유지하기로 결정됐다. 사우디 투자부도 바이든 대통령의 순방을 앞두고 미국 기업들과 접촉하고 있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순방 전후로 가시적인 증산방침이 나올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실제 중동국가들의 증산여력이 크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 27일 열렸던 주요7개국(G7) 회의 도중 에마누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사우디와 UAE의 증산여력이 별로 없다"며 "UAE는 생산능력이 최대치이고, 사우디는 일일 15만배럴 증산이 가능하지만 향후 6개월간은 바로 증산에 들어갈 수 없다"고 조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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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시장 전문매체인 오일프라이스닷컴에 따르면 사우디 정부는 현재 하루 약 1100만배럴을 생산중이며, 앞으로 100만배럴 이상 증산여력이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사우디가 기록한 최대 생산량은 2020년 4월 기록한 1155만배럴이며, 이 역시 러시아와 시장점유율 경쟁을 벌이며 2개월간 단기적으로 기록했던 수치라고 오일프라이스닷컴은 지적했다.
아랍에미리트(UAE)의 경우에도 현재 하루 340만배럴 생산을 공식 표명하면서 앞으로 증산여력이 25% 이상 남았다고 표명 중이지만, 실제로는 현재도 일일 300만 배럴 이상 생산이 어렵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OPEC+ 공동기술위원회(JTC)는 지난 5월 회원국들의 하루 총 생산량이 4200만배럴에 그쳐 증산 목표에 따라 계획돼던 4500만배럴보다 300만배럴 이상 적게 생산됐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바이든 대통령 순방 전후 사우디와 중동국가들의 추가 증산 결정이 나온다고 해도 석유 수급이 완전히 해소되긴 어려워 국제유가의 급등세를 꺾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덴마크 투자은행인 삭소뱅크의 올레 한센 원자재 전략 담당 팀장은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위축 우려보다는 여전히 공급제한에 따른 수급문제가 유가 급등세를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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