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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죄 폐지' 이듬해 인공임신중절 약 3만 3천건…"감소세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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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4세 임신경험 여성 대비 15.5%…2018년(19.9%)보다 ↓

20대 최다·미혼이 50.8%…'사회활동 지장'·'경제적 어려움' 꼽아

피임 인지율·실천율 상승 및 평균 인공임신중절 횟수 감소 등 영향

보사연 "위기상황 있는 여성 지원 위해 대체입법 신속히 이뤄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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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이 난 이듬해인 2020년, 국내에서 약 3만 3천 건의 인공임신중절(낙태)이 이뤄진 것으로 추정됐다.

임신경험이 있는 여성 대비 인공임신중절 비율은 2018년(19.9%)에 비해 4%p 이상 하락한 15.5%로 나타났다.

30일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은 '2021 인공임신중절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조사는 인공임신중절 실태를 주기적으로 파악하고, 여성의 관련 경험에 대한 이해 및 변화 파악을 목적으로 복지부의 연구 용역을 의뢰받아 진행됐다.

이는 헌재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처음으로 이뤄진 실태조사로, 2018년 동일 조사 이후 3년 만에 실시됐다. 조사대상은 만 15~49세 여성 8500명으로 지난해 11월 19일~12월 6일 온라인 조사를 통해 설문이 진행됐다. 보사연은 임신·출산의 평균 연령 상승을 고려해 지난 2011년·2018년(15~44세)보다 대상 연령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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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사연에 따르면, 2020년 만 15~49세 여성들의 인공임신중절 건수는 약 3만 3479건으로 추정된다. 종전 연령범위(15~44세)를 적용하면 약 3만 2063건이다. 여성인구 1천 명당 인공임신중절 건수를 따지는 인공임신중절률은 3.3‰(천분율)이다.

16만 건이 넘는 낙태가 이뤄졌던 2010년(16만 8738건·15.8‰,)과 비교하면 10년 만에 5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직전 조사였던 2017년 통계(5만 9764건·4.8‰)를 보더라도 감소세는 뚜렷하다. 다만, 2018년(2만 3175건·2.3‰)과 2019년(2만 6985건·2.7‰)에도 이어지던 하락세를 감안하면 소폭 반등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지난 2019년 4월 헌재가 형법 상 낙태죄 조항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것이 사회적 분위기에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헌재는 당시 "태아가 모체를 떠나 독자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 임신 22주 내외에 도달하기 전이면서 동시에 임신 유지와 출산 여부에 관한 자기결정권을 행사하기 충분한 시간이 보장되는 시기까지의 낙태에 대해선 국가가 허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연구를 수행한 보사연 측은 '낙태죄 폐지'가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시각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낙태죄 시한이 실질적으로 만료돼 관련 조항이 사문화된 2021년에는 정작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던 탓이다.

연구 책임자인 보사연 변수정 연구위원은 "정확한 배경 파악은 지속적 추이를 관찰해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2019년에서 2020년으로 넘어가면서 낙태죄 폐지에 대한 사회적 움직임이 많이 있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영향력이 아주 없지는 않았으리란 판단"이라면서도 "의료환경적 영향 등 다양한 영향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체) 조사대상이나 성경험 여성, 임신경험 여성 대비로 봤을 때 (인공임신중절) 경험률도 줄어들어 감소 경향이라 판단한다"며 "당장 무어라 결론을 내리긴 어렵고, (전반적인) 감소 상황서 소폭 변동이 있다, 정도로 해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사 시점까지 인공임신중절을 경험한 여성은 전체 7.1%(606명)으로 집계됐다. 성(性)경험 여성(7022명) 중에서는 8.6%, 임신경험 여성(3519명) 대비 17.2%였다.

예년과의 정확한 비교를 위해 15~44세 연령대로 수치를 보정하면, 인공임신중절 경험이 있는 여성(365)명은 전체 대상(6959명)의 5.2%였다. 성경험 여성(5530명)의 6.6%, 임신경험 여성 중 15.5%로 나타나 2018년 조사 결과(성경험 여성 10.3%, 임신경험 여성 19.9%)보다 4%p 정도씩 떨어졌다.

임신 중지 당시 연령은 △25~29세 34.2% △20~24세 31.8% 등 20대가 가장 많았다. 평균 연령은 27.0세로 2018년(28.4세)보다 약간 내려갔다.

혼인상태는 △미혼 50.8% △법률혼 39.9% △사실혼·동거 7.9% △별거·이혼·사별 1.3% 순이었다. 15~44세 기준으로는 미혼(64.4%) 비율이 2018년 당시(46.9%)보다 20%p 가까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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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임신중절 경험자들은 주된 이유로 '학업, 직장 등 사회활동에 지장이 있을 것 같아서'(35.5%)와 '경제상태상 양육이 힘들어서(고용불안정, 소득이 적어서 등)'(34.0%)를 지목했다. 이밖에 자녀를 더 이상 원치 않거나 터울 조절 등 '자녀계획 때문에'라는 답변도 29%로 상당히 높게 나타났다(복수응답).

연인이나 배우자 등 성관계 상대와의 관계가 불안정해서 임신 중지를 선택했다는 응답도 있었다.

구체적 방법으로는 수술만 받은 경우가 92.2%, 약물을 사용한 경우는 7.7%(약물 사용 후 수술 5.4% 포함)로 나타났다. 15~44세로 한정해 보면 수술만 받은 사례(91.8%)가 2018년(90.2%)에 비해 조금 늘었고, 약물을 사용한 경우는 9.8%에서 8.2%로 줄었다.

인공임신중절 당시 임신 주수는 약물을 사용한 경우 평균 6.11주, 수술은 평균 6.74주였다. 인공임신중절을 경험한 이들의 평균 경험 횟수는 1.03회(15~44세 기준 1.04회)로 2018년(1.43회)보다 다소 감소했다.

인공임신중절 감소가 계속되는 근거로는 ①피임 인지율 및 실천율 증가 ②인공임신중절 경험자의 평균 임신중절횟수 감소 ③만 15~44세 여성 인구의 지속적 감소 등이 꼽혔다. 실제로 피임 인지율은 2018년 47%에서 53.6%로 올랐고, 피임 비실천율(피임을 전혀 하지 않는 비율)은 7.3%에서 6.6%로 떨어졌다.

조사대상 여성들은 가장 필요한 정책으로 '원하지 않는 임신을 예방하기 위한 성교육 및 피임교육'(24.2%)을 들었다. '피임·임신·출산에 대한 남녀공동책임의식 강화'(21.5%) 등도 언급됐다.

응답자의 과반은 2019년 헌재의 판결을 알고 있었다. 50%는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했고, 10.1%는 '내용을 잘 알고 있다'고 답했다. 10명 중 3명(32.5%)은 '들어본 적은 있지만 잘 알지 못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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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사연은 "15~49세 여성 중 생애에 임신을 경험하는 사람의 17.2%가 인공임신중절을 하여 위기임신 상황에 놓이는 여성이 다수 존재하는 것을 알 수 있다"며 "관련 법제도와 가이드라인이 부재해 의료현장의 여성과 의사가 안전하지 않은 상황에서 인공임신중절을 하게 되거나, 여성이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경험하는 환경에 놓여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러한 위기상황을 예방하거나 위기상황에 있는 여성을 지원하고, 안전한 인공임신중절이 가능하도록 대체입법이 신속히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실효성 있는 성교육과 피임교육을 강조하고, 인공임신중절 전후의 체계적 상담제도 및 실천, 사회경제적 어려움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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