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왕자 부부 , 윈프리와 인터뷰 방송 직전 터져
왕실, 관련 인물 조사 벌여...조사 결과 함구하기로
해리 왕자(오른쪽)와 배우자 메건 마클 왕자비가 3일 영국 런던 세인트 폴 대성당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즉위 70주년 '플래티넘 쥬빌리'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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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왕자의 배우자 메건 마클 왕자비가 왕실 직원을 괴롭혔다는 주장과 관련해 영국 왕실이 조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개인의 사적인 문제"란 게 이유이지만 사실 여부는 미궁 속에 빠지게 됐다. 이른바 '갑질 의혹'은 지난해 해리 왕자 부부가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와 인터뷰한 사실이 알려진 뒤 TV 전파를 타기 직전 터졌다. 당시 마클 왕자비는 갑질 의혹에 대해 완강히 부인한 바 있다.
29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왕실의 재정책임자인 마이클 스티븐스는 이날 연례 왕실 재정 현황을 보고하는 자리에서 마클 왕자비의 갑질 의혹과 관련해 왕실의 조사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누가 실제로 연루됐고 조사에 참여했는지, 또 왕실의 어떤 정책이 바뀌었는지 공개하지 않았다. BBC는 왕실 소식통을 인용해 "비밀유지가 필요하다"는 왕실 입장을 전했다.
조사에 협조한 왕실 직원들도 해당 조사가 결론이 났으며 내부 정책과 관련해 불특정한 변화가 생겼다는 사실만 통보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BBC는 이어 "개인과 관련된 인사 문제는 사적인 것"이라며 "이를 근거로 관련자들이 조사에 협조했기 때문에 기밀을 지킬 권리가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왕실 소식통 발언을 인용했다.
앞서 왕실은 지난해 3월 더타임스에 갑질 의혹 관련 보도가 나자 외부 로펌을 고용, 조사에 착수했다. 더 타임스는 왕실 직원에 의해 발송된 이메일 유출 사실을 보도하면서 "마클 왕자비가 켄싱턴 궁에서 자신의 개인비서 2명을 쫓아내고 1명에게는 자존감을 떨어뜨리게 했다"고 전했다.
해리 왕자와 배우자 메건 마클 왕자비가 지난해 3월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와 인터뷰한 내용이 미국 CBS를 통해 방영됐다. 방송 영상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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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 의혹은 공교롭게도 해리 왕자 부부가 오프라 윈프리와 인터뷰한 사실이 알려지고 정식으로 방송되기 직전에 불거졌다. 마클 왕자비는 방송을 통해 "인종차별과 왕따를 당했다"며 "고위 왕족으로서 물러나기로 결정한 건 역사가 반복되는 것이 두려웠기 때문"이라고 폭로했다. 고(故) 다이애나 왕세자비를 염두에 둔 발언이었다.
그러나 더 타임스는 해당 이메일이 2018년 10월에 발송됐다고 전했다. 마클 왕자비는 2018년 5월, 해리 왕자와 결혼한 후 거의 1년 동안 켄싱턴 궁에서 생활했다.
당시 마클 왕자비는 강력하게 부인했다. 그의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마클 왕자비는 자신이 괴롭힘을 당하고 있었고, 고통과 트라우마를 경험한 사람들을 지원하는 데 깊이 헌신한 사람으로서 그 같은 공격에 슬퍼하고 있다"며 "그는 옳고 좋은 일을 하는 모범을 보이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020년 왕실을 나와 고위 왕실 직책을 모두 포기한 해리 왕자 부부는 현재 캘리포니아에 거주하고 있다. 왕실은 지난해 2월 "해리 왕자 부부는 왕실 가족의 일원으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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