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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 지켜야"…나토 문 연 두 나라, 튀르키예에 '쿠르드족' 넘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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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임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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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드리드=AP/뉴시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가운데) 튀르키예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핀란드와 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지지하는 양해각서에 서명 후 관계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기존의 반대 입장을 철회하고 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 가입을 지지하기로 했다. 왼쪽부터 페카 하비스토 핀란드 외무장관,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 에르도안,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스웨덴 총리, 안 린데 스웨덴 외무장관. 2022.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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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터키)가 스웨덴과 핀란드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에 찬성 입장을 낸 직후 양국에 쿠르드노동자당(PKK)과 페토(FETO·펫훌라흐 귈렌 테러조직) 관련자의 송환을 요구했다.

29일(현지시간) 아나돌루통신과 도이치벨레(DW) 등에 따르면 베키르 보즈다그 튀르키예 법무장관은 "우리는 스웨덴과 핀란드가 테러범의 신병을 넘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양국은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핀란드와 스웨덴에 각각 12명과 21명의 범죄인 인도를 요청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PKK는 튀르키예 내 쿠르드족 분리주의 무장 조직이다. 튀르키예 정부는 PKK를 최대 안보 위협으로 간주한다. 페토는 한때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편을 같이 했지만 현재는 정적이 된 재미 이슬람학자 펫훌라흐 귈렌을 따르는 조직이다.

튀르키예와 스웨덴, 핀란드가 전날 합의한 양해각서에는 스웨덴과 핀란드가 PKK와 시리아 무장단체 YPG, 페토를 지원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스웨덴과 핀란드는 2019년 시리아 내 튀르키예의 군사 행동을 이유로 부과했던 무기 금수 조치를 해제하기로 했다. 튀르키예 대통령실은 "튀르키예가 원하는 것을 얻었다"며 합의를 자국의 승리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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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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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스웨덴에는 쿠르드 난민 10만명이 체류하고 있고, 의회에는 쿠르드족 출신 의원 6명이 진출해 있다. 이 때문에 스웨덴과 핀란드가 쿠르드족을 저버리고 튀르키예 정부 요구를 수용할지에 관심이 쏠렸다. 양해각서에 PKK와 페토 관련자 송환에 대한 양국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이 담기면서 사실상 두 국가가 나토 가입이라는 국익을 선택했다는 해석이 가능해졌다.

스웨덴과 핀란드는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70여 년간 유지해 온 중립국 정책을 폐기하고 나토 가입을 신청했다.

나토 규정상 기존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찬성해야 신규 회원국 가입이 가능한데, 튀르키예는 양국이 테러 단체를 옹호하고 있다며 반대 입장을 고수해왔다. 이에 스웨덴과 핀란드는 미국 등을 끼고 튀르키예와 협상을 벌였고, 전날 튀르키예는 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 가입에 찬성한다는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PKK는 한세기 넘게 터키 내에서 분리독립을 요구해 온 쿠르드족의 투쟁 단체다. 쿠르드족은 국가가 없는 민족으로 터키를 비롯해 4개 나라에 3000만 명가량이 흩어져 살고 있다. 터키에는 이중 1500만 명이 있어, 터키 인구의 18%를 차지한다. 터키는 이들의 분리독립 투쟁을 강경하게 진압해왔다.

임소연 기자 goatl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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