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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김동연이 놓치고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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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인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경기도정 인수 작업을 마무리하는가 싶더니 여의도 나들이를 시작한다. 며칠 전 그는 민주당 국민통합정치교체 추진위원회 위원장으로 회의를 주재했다. 이 위원회는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과 그가 후보연대를 하면서 선언한 약속의 하나였는데, 승자독식을 넘어서는 정치제도 개혁을 추진하여 국민통합을 이루겠다는 것이다. 민주당 지도부도 힘을 실어주면서 세간의 관심은 더 커지고 있다.

경향신문

김태일 장안대 총장


‘정치개혁을 통한 정치교체’ 추진은 후보단일화 약속 이행이라는 의미를 넘어서는 가치를 가지고 있다. 그것은 지난 대선에서 각 후보 진영이 모두 제출한 ‘마지막 약속’이었다. 민주당 의원총회 결의문(2·27)이나 윤석열-안철수 단일화 선언문(3·3)을 보면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 과제인가를 확인할 수 있다.

정치교체 추진위원회 일은 김동연이 정치적 능력을 보여줄 시험대다. 이 일을 잘 풀어나가게 되면 그는 경기도지사 이상의 지도자적 면모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괄목할 만한 성과가 나올 수도 있다. 민주당으로서는 정치개혁을 통해 국민의 지지를 끌어올려야 할 필요가 있어서 전당대회까지 쟁점을 정리하고 연말까지 선거법, 헌법, 정당, 국회 관련 정치개혁안을 마련하여 입법화를 하겠다고 한다. 국민의힘도 처지가 비슷해서 뜻밖의 접점이 나올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런데 같은 날 들려온 김동연과 관련한 다른 하나의 메시지는 적잖이 아쉬운 것이었다. 민주당 경기지역 국회의원들이 28일 기자회견을 열어 ‘경기지사 국무회의 배석’을 촉구하였다.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무회의에 경기도지사도 참석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것이었다. 이 요구는 김동연이 주장해온 바이다. 그는 지난 3월 경기도지사 출마 선언을 하면서 ‘경기도는 서울보다 인구가 400만명 더 많은데 국무회의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경기도가 국정에서 소외되고 있다’라고 했다.

맞는 말이기는 한데, 김동연이 뭔가를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는 경기도지사로서 서울시장에 이어 국무회의에 배석하게 해달라고 할 일이 아니라 모든 광역시·도지사들이 대통령과 함께 국정을 논의할 수 있는 제도적 틀을 요구해야 했다. 이것이야말로 ‘정치개혁을 통한 정치교체’의 주요 과제가 아닌가?

지금 우리 현실을 보면, 지방자치단체장과 대통령이 머리를 맞대고 국가와 지방의 문제를 논의할 틀이 절실히 필요하다. 지방자치가 부활한 지 한 세대가 지났으나 지방자치는 허울뿐이라는 볼멘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다. 중요한 결정권은 여전히 중앙에 있고 대부분의 자원 역시 중앙이 가지고 있다. 지방은 예나 지금이나 중앙만 쳐다보고 살아야 한다. 돈이 중앙에 있으니 자기 지역의 주체적 발전 전략을 추구하지 못하고 중앙의 관심사를 따라다니는 수밖에 없다. 그래서 지방은 ‘공만 따라다니는 동네 축구’라는 비유도 있다.

이런 것을 넘어설 수 있는 정치적 틀이 필요하다. 대통령과 광역지방자치단체장이 참여해 의사결정을 하는 회의체가 있어야 한다. 이 문제는 오랜 공론을 거쳐 대통령과 광역자치단체장이 참여하는 ‘제2국무회의’라는 개념으로 정리되었고, 문재인 정부에서 ‘중앙지방협력회의’라는 법률로 제도화되었다. 대통령과 국무총리, 주요 행정기관장, 그리고 시·도지사,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장, 시도의회의장협의회장, 시군구의회의장협의회장 등이 참여하는 이 회의체가 의도했던 기능을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중앙과 지방의 협의 틀이 만들어졌다는 점에 의의가 있으나 첫 번째 회의를 했다는 보도를 보니 의례적 행사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것도 이 회의는 문재인 정부 말에 딱 한 번 열렸을 뿐이고 윤석열 정부에서는 아직 아무런 기척이 없다. 그러니 김동연은 국무회의에 배석할 수 있는 자리 하나를 얻으려 하지 말고 전체 지방의 가치를 반영할 수 있는 ‘제2국무회의’와 같은 틀을 제대로 만드는 것을 고민했으면 좋겠다. 윤 대통령과 담판을 하든지 국회의 여야를 설득하여 법률을 다듬어 보기 바란다. 헌법을 개정할 때 이런 가치가 반영되도록 준비도 해야 할 것이다.

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인은 경기도의 크기나 앞세워서 서울도 국무회의에 들어갔으니 자기도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하면 너무 옹색해 보이고 바람직하지도 않다. 서울, 경기만 기회를 얻는다면 비수도권의 불만과 불안은 어떻게 할 것인가? 그가 국가지도자를 꿈꾼다면 이런 점을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경기도만의 이익이 아니라 국가 틀에서 중앙과 지방의 관계가 어떻게 설정되어야 하는지를 제대로 걱정하는 지도자가 되기를 기대한다.

김태일 장안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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