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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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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이 바꾼 안보 지형…스웨덴·핀란드 나토 가입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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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스웨덴·핀란드 공식 지지 의사

우크라 전쟁 이후 중립국 대신 동맹 선택

스페인 나토 정상회의서 양국 가입 결정

나토, 중·러 문제 다룬다…중 "예의주시"

[뉴욕·베이징=이데일리 김정남 신정은 특파원] 스웨덴과 핀란드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튀르키예(터키)가 기존 반대 입장을 철회하고 두 나라의 나토 가입에 찬성하면서다. 오랜 기간 중립을 유지했던 스웨덴과 핀란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기존 입장을 바꿔 군사 동맹을 맺기로 했다.

이데일리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 (사진=AFP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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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스웨덴·핀란드 나토 가입 지지

2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튀르키예는 이날 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 가입을 지지한다는 양해각서(memorandum)에 양국과 함께 서명했다.

스웨덴과 핀란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70년 이상 유지했던 중립국 입장에서 벗어나 나토에 합류하기로 결정했고, 지난달 18일 동시에 가입 신청서를 냈다. 양국 모두 나토 가입을 러시아에 대한 불필요한 도발로 여겼지만,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인식을 바꿨다.

그러나 튀르키예가 이에 반대하면서 난항을 겪어 왔다. 나토에 가입하려면 30개 회원국 모두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튀르키예는 스웨덴과 핀란드가 쿠르드족 반군을 수용한 역사와 2019년 시리아에서 튀르키예의 군사 작전에 대해 무기 수출을 금지하기로 했던 사실을 언급하면서, 가입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튀르키예가 반대에서 찬성으로 돌아서면서 오는 29~30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개막하는 나토 정상회의에서 스웨덴과 핀란드의 가입이 결정될 전망이다. 이후 각 회원국 의회의 비준 동의 절차까지 마치면 앞으로 수개월 내에 두 나라의 나토 가입이 이뤄질 전망이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정상회의 개막을 하루 앞둔 이날 행사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 가입을 열어주는 합의에 도달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튀르키예와 스웨덴, 핀란드는 무기 수출 등을 포함하는 튀르키예의 우려 사항에 대처하는 양해각서에 서명했다”고 설명했다.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이번 세 나라간 협정은) 튀르키예가 나토 정상회의에서 스웨덴과 핀란드의 가입을 지지할 것임을 확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튀르키예가 갑자기 반대 입장을 철회한 실질적인 이유는 확인되지 않았다. 미국 역시 “이번 합의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표했다. 다만 미국산 전투기 구매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튀르키예는 2017년 러시아산 S-400 미사일 방어 체계를 도입한 이후 미국에서 최신예 F-35 전투기를 구매할 수 없었다. 튀르키예는 그 대신 F-16 현대화를 요구해 왔는데, 이번에 이를 노린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 가입 문제와 관련해 “반드시 튀르키예의 우려를 고려해야 한다”며 미국에 F-16 전투기의 현대화를 요구할 것이라고 밝혀 왔다.

나토의 주요 동맹국 정상들은 이번 합의를 환영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스웨덴과 핀란드의 가입으로 우리의 빛나는 동맹이 더 강하고 안전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세 나라가 결정적인 발걸음을 내디뎠다”고 평가했다.

나토, 중·러 문제 다룬다…중 “예의주시”

한편 나토는 이번 정상회의에서 중국과 러시아 문제까지 다룰 계획이다.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방위 태세에 근본 변화가 생겼다고 보고, 정상회의를 통해 새로운 전략 개념을 채택할 예정이다. 스톨텐베르그는 “중국을 적으로 간주하지 않는다”면서도 “러시아와의 유대 관계는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하지 못하고 과거 어느 때보다 러시아와 가깝게 지내고 있다는데 실망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중국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활로 찾기에 나서고 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장쥔 유엔주재 중국 대사는 이날 우크라이나 문제와 관련한 유엔 안보리 공개 회의에서 “중국이 나토의 전략 조정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나토의 소위 ‘전략 개념’(strategic concept) 문서의 정책적인 함의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고 지적했다.

장 대사는 이어 “우크라이나 위기를 핑계 삼아 전 세계적 범위의 집단 대항과 신냉전을 도발하지 말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가상의 적을 찾고 인위적으로 갈등과 분열을 만드는 일을 하지 말 것을 나토에 촉구한다”며 “시대에 뒤떨어진 냉전 대본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반복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는 한국과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아시아태평양 파트너 국가들의 정상 역시 사상 처음 초청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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