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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때까지 춤췄다"…남아공 술집 21명 의문사 정황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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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7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이스트런던에서 지난 주말 사이 발생한 술집 내 십대 집단 사망으로 한 교회에서 열린 기도회에서 참석자가 눈물을 훔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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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새벽 동남부 항구도시 이스트런던의 한 술집에서 십대 21명이 집단으로 의문사한 것과 관련해 베헤키 첼레 남아프리카공화국 경찰장관은 “그들은 문자 그대로 춤추면서 죽었다”고 말했다.

이날 더시티즌 등 현지매체와 외신에 따르면 이들 10대 사망자 연령대는 13~17세로 소년 12명, 소녀 9명이었다.

이들의 순차적인 사망 추정 시간은 휴일 오전 2시 13분에서 4시라고 첼레 장관은 말했다.

첼레 장관은 “그들은 춤추고 쓰러져 죽었고 몇몇은 어지럼증을 느끼고 소파에서 잠자면서 죽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은 모두 아이들이었다. 누군가가 주목했어야 했다”며 이들이 쓰러지면 다른 사람들이 이들을 한쪽에 밀쳐놓고 계속 춤췄다고 설명했다.

문제의 에뇨베니 술집은 주택가에 바로 붙어 있어 이전에도 밤늦게까지 영업을 하고 소음이 심해 주민들 민원이 제기된 곳으로 알려졌다.

사건 발생 후 이스트런던이 위치한 이스턴케이프주 주류협회는 해당 술집 주인을 고소할 방침이다. 18세 이하는 주류판매가 위법인데도 버젓이 행해졌기 때문이다.

남아공 경찰은 현지 경찰과 함께 최대한의 경찰력을 수사에 투입했다.

당시 술집 안은 1, 2층 모두 사람들로 이미 가득 차고 바깥에서 흥청거리는 사람들이 더 치고 들어오려고 혼잡이 빚어졌다. 현장 입구의 통제인원은 2명밖에 안 돼 문을 못 닫았다는 진술도 나왔다.

주류 판촉으로 술집에 고용돼 있던 시노부유 모니아네(19)는 “스프레이를 공중에 살포한 냄새 같은 게 강하게 났다”며 “누군가 ‘질식하고 있다’ ‘죽어가고 있다’고 소리쳤는데 가득 찬 사람들 때문에 도무지 문까지 헤쳐나갈 수가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신도 어느 순간 쓰러졌으나 누군가 찬물을 퍼부어 깨어났다면서 다른 사람들은 깨어나지 못했다고 전했다.

또 술집 안에서 음악을 틀던 DJ는 장내가 너무 혼란해 음악을 중지했는데도 광란의 춤판이 계속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이날 술집은 학교 시험을 마친 학생들의 모임에 DJ 생일잔치에다 최근 코로나19 관련 마스크 쓰기 등 방역규제가 전면 해제된 것을 자축하는 분위기도 어울려진 것으로 전해졌다.

십대들이 20명이나 넘게 집단 의문사한 전례 없는 참사와 관련, 부검이 시행됐으며 독극물 중독 여부를 가리는 검사도 진행 중이다.

병원에서 치료받은 생존자들은 요통과 가슴 조임 증세, 구토, 두통 등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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