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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국회 공백 30일째…원구성 협상 교착, 물밑협상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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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원내대표 오늘 밤 필리핀으로 출국…협상 이달 넘길 듯

與 "임시회 소집, 입법 독재" 野 "필리핀행, 무책임한 협상 농단"

뉴스1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6.27/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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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박기범 기자,한재준 기자 = 지난달 29일 이후 30일째 국회 공백 사태가 이어지고 있지만 여야는 서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을 내건 채 서로 '네탓 공방'만 벌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7월 임시회 단독 소집에 나선 가운데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필리핀 대통령 취임식 특사 자격으로 28일 밤 출국하면서 여야 협상이 이달을 넘길 것이 확실시된다.

권 원내대표는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 취임식 특사 자격으로 이날 밤 출국해 다음달 2일에 돌아온다. 민주당은 "국회 정상화 의지가 없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권 원내대표는 "출국한다고 할 것을 못 하겠나. 다 연락하면 된다"는 입장이지만, 대면 협상으로도 찾지 못한 해법을 통화로 모색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협상 교착 상태가 최소 다음달 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원구성 협상이 분수령을 맞을 수 있는 시기에 집권 여당 원내대표가 자리를 비우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공격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비상한 시국에 대통령은 나토에, 여당 원내대표는 필리핀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것은 협상 상대에 대한 무시를 모자라 대화 자체를 포기한 무책임한 협상 농단"이라고 강조했다.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권 원내대표를 상대로 "역대 최악의 집권 여당 원내대표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자신이 한 약속을 뒤집은 것도 모자라서 국회를 열어 일을 하자는 것도 반대하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권 원내대표는 "특사로 가기로 결정된 건 3주 전 일이고 이미 일주일 전에 공개됐다"며 "원내대표 부재를 틈타 국회를 독단 일방 운영한다는 것은 기본적인 정치도의가 아니다"라고 받아쳤다.

양측은 서로에게 공을 넘기며 정면충돌하는 양상이다. 민주당은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직을 합의대로 내줄테니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후속 조치인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구성을 요구했다.

국민의힘이 이를 거부하며 국회의장단과 법사위원장을 먼저 선출하자고 역제안했다. 민주당은 국회의장단 단독 선출을 위한 7월1일 임시국회 소집을 예고하는 최후통첩으로 맞섰다. 민주당은 이날 7월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

국민의힘은 이에 '입법 독재'라고 맞받았다. 권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본회의를 소집하면 입법독재 재시작의 신호탄될 것"이라며 "대선과 지선에서 연이어 국민 심판을 받고도 아직 민심 무서운줄 모르는듯 하다. 쇄신하겠다 했지만 눈속임만 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여야) 원내 수석간 접촉에서 사개특위 구성 동의 헌법재판소 제소 취하 등 두 가지 조건을 걸었고, 이를 수용하지 못하면 '연락도 하지말라'고 얘기했다"고 책임을 민주당에 돌렸다.

이로써 권 원내대표가 돌아오기 전까지 여야 협상이 공회전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권 원내대표는 출국 전 여야 회동 가능성에 관한 물음에 "타결 가능성이 전혀 없기에 만남 자체가 적절치 않다고 본다"고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만나고 연락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지금 상황에서 (여야가) 만난다고 해서 민주당이 원구성 협상에 진지하게 임할건지는 회의적"이라며 "쇼하는 모습을 연출하기는 적절치 않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가 자리를 비운 사이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에 대한 인사청문회도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국회에 청문경과보고서를 29일까지 재송부해 달라고 요청했다.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챙겨야한다고 하는데 현실적으로 가능하냐'는 물음에 "지금 국회 상황에선 민주당이 뭐든 할 수 있다"며 "남자를 여자로 바꾸는 것 외에는 민주당이 마음만 먹으면 뭐든지 할 수 있다. 그만큼 절대의석 갖고 있는 것"이라고 공을 민주당에 넘겼다.

다만 물밑에선 계속 협상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여야 수석은 전날에도 비공개 회동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뉴스1과 통화에서 "(민주당이) 자기들 고집만 부리고 있어 답답하다"면서도 "권 원내대표가 (필리핀에) 가더라도 만나고 대화는 계속할 것"이라고 대화의 문을 열어뒀다.

원내 관계자는 "(오늘 예고된 비공개 회동은) 없지만, 접촉은 해볼 것"이라며 "(오후 출국) 전까지는 국회에 계속 있으면서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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