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30일 나토 정상회의 때 공식 승인 전망…
'전략 개념' 12년 만에 바꾸며 중국 언급할 듯,
'러=전략적 파트너' 규정도 변경 가능성 높아]
/로이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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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높아진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고자 신속대응군(NRF) 규모를 기존보다 약 8배로 늘리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우크라이나 통합으로 옛 소련의 명성을 되찾겠다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욕심이 냉전 시대 이후 나토의 최대 군사 개혁에 속도를 붙인 셈이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CN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현재 4만명 수준인 신속대응군 규모를 30만명 이상까지 늘리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러시아는 나토가 수 년 동안 러시아와 맺으려 했던 파트너십 대화에서 멀어졌다. 그들이 대화 대신 대결을 선택했다는 것이 매우 유감스럽지만, 우리도 현실에 대응해야 한다"며 오는 28~30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개최될 예정인 나토 정상회의에서 동맹들의 전진 방어를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마드리드 나토 정상회의에서 "동유럽의 몇몇 나토 전투 부대는 여단급으로 증가할 것이고, 신속대응군 병력은 30만명 이상으로 늘려 위기 및 분쟁 대응 능력을 향상할 것"이라며 "푸틴 대통령이 우리의 집단적 안보 보장을 알고, 동맹국 공격의 결과를 이해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이 밝힌 나토 신속대응군 증강 구상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승인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나토 신속대응군은 지난 2002년에 창설된 다국적 군사조직이다. 나토의 단일 작전권 아래에 두는 최초의 부대로, 병력 파견이 필요한 전 세계 어디든 5일 안에 1차 선발부대를 투입하고, 나머지 병력은 약 1개월 이내 배치할 수 있다. 현재 나토 신속대응군 병력 4만명은 라트비아·에스토니아·리투아니아·폴란드 등 러시아 국경과 인접한 동유럽 동맹국에 주로 배치돼 있다.
나토는 지난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름반도(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한 이후 신속대응군 병력 규모를 1만3000만명에서 4만명으로 늘렸고, 지난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에는 해당 병력을 동유럽으로 이동시켜 직접 지휘하며 러시아의 군사적 도발 위협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처럼 신속대응군 병력을 한꺼번에 약 8배를 증강하는 것은 이례적인 행보로, 나토가 러시아의 이번 침공을 상당히 강력한 군사적 위협으로 판단하고 그만큼 방어 능력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27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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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나토 동맹국들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개정할 예정인 나토의 장기 안보정책인 '전략개념(Strategic Concept)'에서 처음으로 중국을 언급할 예정이다. 또 '전략적 파트너'로 규정한 러시아에 대한 입장도 변경할 것으로 전망됐다.
나토의 '전략개념'은 나토의 가치와 목적·임무와 함께 나토가 처한 안보적 도전과 이를 대처하기 위한 정치·군사적 임무의 개요를 담은 핵심 문서로, 12년 만에 개정된다. 나토는 지난 2010년 마지막으로 채택한 전략개념에서 러시아를 '전략적 파트너'로 규정했고, 중국은 언급하지 않았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이번 나토 정상회의는 새로운 안보 현실을 위한 새로운 전략개념을 포함해 많은 중요한 결정으로 변혁을 일으킬 것"이라며 "우리의 안보, 이익 및 가치에 대응하는 중국의 도전을 (회의에서) 다룰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테러, 사이버 등 여러 다른 위협과 도전에 대한 우리의 진화하는 접근방식도 다룰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에 대한 정의를 바꾼다는 전망에 대해선 "새로운 전략개념과 관련된 논의사항이 아니다"라면서도 "나는 동맹국들이 러시아가 우리의 안보와 가치, 규칙에 기반을 둔 국제질서에 직접적인 위협을 가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하게 밝힐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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