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확진자 중위험 접촉자들도 접종 거부…현장 의료진만 접종
확진자 건강 양호, 추가감염 없어…3세대 백신 도입 추진중
지난 27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본관에서 원숭이두창 환자를 진료할 이한나 간호사가 원숭이두창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공동취재)/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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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 = 희귀 감염병인 원숭이두창 첫 국내 확진자가 발생했고, 일부 의료진도 백신 접종을 시작했지만 일반인 대상 예방접종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원숭이두창 특성상 밀접한 신체 접촉에 의해 감염이 일어나기 때문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처럼 대규모 감염이 일어날 가능성은 매우 낮다.
28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국내 첫 원숭이두창 확진자와 같은 비행기를 타고 국내로 귀국해 중위험 접촉자로 분류된 대상자들은 백신 접종을 받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질병청은 확진자 접촉자 중 고위험군과 중위험군을 대상으로 본인이 동의하면, 최종 노출일로부터 14일 이내 국내에 비축 중인 2세대 두창 백신을 접종할 계획이었다.
현재 국내에 허가된 두창 백신은 HK이노엔의 '이노엔세포배양건조두창백신주'가 있다. 살아있는 바이러스의 독성을 약하게 해 투여하는 '생백신'이다. 두창은 국내에서 1961년 마지막 환자가 보고됐고 1979년 접종이 중단된 터라 테러 대응용으로 개발된 제품이다.
이 제품의 경우 희귀감염병인 원숭이두창의 예방 효과는 인정되지 않았으나 보건당국에 따르면 사람에 쓰는 두창 백신 역시 원숭이두창에 대해 약 85%의 예방 효과를 가진 것으로 추정된다. 방역당국은 원숭이두창 백신으로 허가받은 3세대 백신 '진네오스'도 도입하기 위해 제조사와 협의하고 있다.
중위험 접촉자들이 백신 접종을 거부한 것은 밀접 접촉에 의해 감염이 일어나는 만큼 예방접종 필요성이 낮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또 백신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일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 첫 원숭이두창 확진자의 고위험 접촉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고위험 접촉자 기준은 확진자에게 증상이 나타난 지 21일 이내 접촉한 동거인이나 성접촉자다.
정부는 지난 27일부터 원숭이두창 환자를 진료하는 의료진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확진자 또는 의심 환자와 접촉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국립중앙의료원은 원숭이두창 확진자를 진료하거나 의심 환자를 마주할 가능성이 있는 의료진 9명이 2세대 사람 두창 백신을 맞았다. 필수인력 중에서도 지원자만 참여했다.
국내 첫 확진자 건강 상태도 양호하고, 추가 감염자가 없는 것도 백신 접종을 확대하지 않는 이유로 풀이된다.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고위험 또는 중위험 접촉자 중 본인이 원하는 경우에만 백신 접종이 이뤄질 전망이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원숭이두창은) 의심 증상이 있으면 자진신고를 유도해 방역을 강화해야 한다"면서도 "매우 밀접한 접촉이 있어야 감염돼 지역사회 전파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질병청에 따르면 원숭이두창은 나이지리아 등 서아프리카 지역 풍토병이다. 천연두(두창)와 유사하나, 전염성과 중증도는 낮은 바이러스성 질환이다. 원숭이에서 처음 발견됐으나 1970년 사람도 감염된 인수공통감염병이다.
이 감염병에 걸리면 발열과 두통, 오한, 몸 또는 손에 수두와 유사한 수포성 발진이 생긴다. 증상은 2∼4주일 동안 지속되며, 대부분 자연 회복한다. 치명률은 3∼6% 수준이다. 코로나19에 비해 전파력이 훨씬 낮지만, 치명률은 높은 수준이다. 국내 코로나19 치명률은 0.13%이다.
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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