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인 명창 58명 부채 80여점 선보여
9월 25일까지 국립국악원 국악박물관
국립국악원 국악박물관 기획전시 ‘명인 명창의 부채-바람에 바람을 싣다’ 포스터. (사진=국립국악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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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에선 국립국악원이 판소리, 전통춤, 연희, 무속 분야 전통예술 명인 명창 58명의 부채 80여점을 수집해 선보이다. 부채는 전통예술에서 판소리뿐 아니라 전통춤, 연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필수적으로 활용하는 소품이다. 이번 전시는 소품으로서의 부채를 넘어 다양한 명인 명창들의 삶과 이야기를 담아 기획했다.
고 오정숙 명창(전 국가무형문화재 판소리 춘향가 예능보유자)은 아천(雅泉) 김영철 화백에게 받은 사슴이 그려진 두 개의 부채 중 하나를 이일주 명창(전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판소리 심청가 예능보유자)에게, 또 하나를 김소영 명창(전라북도 무형문화재 판소리 수궁가 예능보유자)에게 물려줬다. 이일주 명창에게 물려준 부채는 다시 제자인 장문희 명창(전라북도 무형문화재 판소리 심청가 예능보유자)에게 물려져 스승의 마음을 담은 소리는 부채를 통해서도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판소리 명창 채수정(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교수)의 부친은 진도 출신의 서예가인 오당(悟堂) 채원식 선생이다. 오당 선생은 ‘청풍명월본무가’(淸風明月本無價, 맑은 바람과 밝은 달은 본래 값이 없어 한 푼을 내지 않아도 무한히 즐길 수 있다)라는 글귀를 부채에 적어 딸에게 선물하며 좋은 소리를 많은 이들에게 들려주길 바라는 그의 마음을 전했다.
명인 명창과의 많은 교유로 유명한 아천(雅泉) 김영철 화백은 오정숙 명창의 소리를 들으며 부채에 그림을 그렸다. 고 이매방 선생(전 국가무형문화재 살풀이춤, 승무 예능보유자)의 춤을 보고 학을 그려 선물하기도 했다.
신영희 명창(국가무형문화재 판소리 춘향가 예능보유자)은 소리인생 70년간 사용한 부채 중 닳아 사용할 수 없는 부채 24점을 모아 8폭 병풍에 담았다. 병풍에 담긴 부채 한 점, 한 점에는 신영희 명창의 70년 소리 인생과 부채에 대한 애정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번 전시를 총괄한 서인화 국악연구실장은 “명인 명창들의 이야기와 바람이 담겨있는 그리고 신체의 일부와도 같은 소중한 부채를 전시를 위해 기증 또는 대여해 주신 모든 명인 명창분이 계셨기에 이번 전시가 가능했다”며 “명인 명창의 이상과 예술에 임하는 마음가짐, 그리고 예술의 경이로움을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전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전시명인 ‘명인 명창의 부채, 바람에 바람을 싣다’의 붓글씨는 한글서예가로 유명한 소리꾼 장사익이 직접 썼다. 8월에는 전시와 관련한 연계 특강을 진행할 예정이다. 전시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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