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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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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10년 전략개념에 '중국 위협' 처음으로 명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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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취임 후 첫 해외 순방 일정으로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27일 오후 서울공항을 출발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성남=서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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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대서양 조약기구(NATOㆍ나토)는 29~30일 열리는 정상회의에서 군사적 정치적으로 급속히 대두하는 중국을 위협으로 처음 명시할 방침이라고 워싱턴 포스트와 로이터 통신 등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나토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개최하는 정상회의를 통해 채택하는 향후 10년간 기본지침인 '전략개념(strategy concept)'에 러시아에 이어 중국의 도전을 명기할 생각이다. 현행 전략개념은 2010년 합의 공표했는데 러시아와 관계를 '전략적인 파트너'라고 규정했지만 중국에 대해선 언급을 하지 않았다.

나토는 새 전략개념에선 국제적인 질서에 심각한 과제를 가져다주는 중국을 최초로 전략적 경쟁자로 거론한다. 중국의 장거리 탄도 미사일과 핵무기 개발, 우주와 사이버 공간, 북극권에서 활동은 유럽 방위와 무관하지 않다는 견해가 확산했다.

차세대 이동통신 5G 부문을 놓고선 중국에 의한 스파이 활동 의심까지 제기되고 신 실크로드 경제권 구상 '일대일로'를 발판으로 유럽의 중요 인프라 사업에 계속 침투하고 있다. 이런 중국의 활동 확대가 유럽 안전보장의 위협 요인이 되고 있다는 우려가 전략개념에 담기게 되는 배경이다.

나토는 중국과 충돌하는 걸 원하지 않지만 사이버 공간과 인권, 나토가 항행의 자유 작전에 참여하는 남중국해의 영유권 분쟁에 대한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은 지난 22일 "중국을 적으로 간주하진 않지만 중국의 대두에 대처할 필요는 있다"고 밝혔다.

나토 정상회의에는 대중 연대를 염두에 두고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정상까지 초청했다. 다만 나토 회원국 사이에선 중국 위협을 어떻게 표현하고 설정할지에는 아직 온도 차가 있다고 외교 소식통들은 지적했다. 중국이 지정학적 역량과 강압적인 경제력을 대외적으로 과시하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는데는 모두가 생각을 같이한다.

백악관 당국자는 전략개념에 중국에 대한 강력한 표현이 포함될 것이라고 자신하다며 나토 정상회의를 앞두고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토 외교관들은 미국과 영국 경우 중국의 증대하는 군사적 야망과 대만을 무력 공격할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해 한층 강력한 문구를 쓰자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27일 주요 7개국(G7)이 열리는 독일에서 기자들에게 "나토 전략개념이 중국의 도전에 관해 전례 없는 방식으로 언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중국에 상대적으로 많이 투자한 프랑스와 독일은 좀더 절제적인 표현을 선호하고 있다고 한다. 나토 외교관은 "중국을 '체계적인 도전(systemic challenge)'으로 묘사하는 타협이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현우 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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