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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가상자산 급락세에 발행사는 ‘발동동’…두 달 만에 -93% 코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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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자이언트스텝’으로 국내외 증시는 물론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시세도 급락하자, 국내 가상자산 발행 기업들도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 우려에 따라 가상자산 하락세가 불가피하다면서도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코인)에 대한 옥석가리기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조선비즈

일러스트=이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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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분의 1토막, -93%…잇따른 급락세에 발행사 울상

27일 오후 1시 56분 기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서 위믹스는 전날 대비 0.35% 내린 36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업비트에서는 3650원을 기록 중이다.

위믹스는 위메이드가 발행한 가상자산이다. 위메이드가 자체 메인넷과 스테이블코인을 출시한 지난 15일 위믹스는 4200원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곧바도 3700원대로 내려앉았으며, 현재까지 3700원 선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위믹스는 지난 2월 초까지만 해도 8000원에 거래됐었다. 그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절반도 안 되는 가격이다. 가상자산 호황기였던 지난해 11월에는 가격이 2만8000원을 넘기도 했는데, 그 당시와 비교하면 현재 가격은 9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위메이드는 지난 15일 자체 메인넷인 ‘위믹스 3.0′을 출시하며 스테이블코인 ‘위믹스달러’ 계획을 발표했다. 메인넷이란 블록체인을 출시해 운영하는 네트워크다. 스마트폰의 iOS·안드로이드와 비슷한 개념으로, 블록체인 상의 운영체제(OS)를 말한다. 위메이드는 기존에 클레이튼 메인넷을 사용하다가 수수료, 거래 오류 등의 문제로 자체 메인넷을 구축했다. 스테이블코인(Stablecoin)은 가치가 안정적인 코인으로, 가격이 고정된 가상자산이다. 위메이드의 자체 메인넷과 스테이블 코인 출시는 당초 시장에서 호재로 인식했으나, 정작 위믹스는 반등하지 못했다.

위믹스가 계속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자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월급 전액을 위믹스에 투자했지만 이마저도 투자자들의 심리를 개선시키지 못했다. 지난 24일 위메이드는 “장 대표가 6월 월급(5252만원)으로 위믹스 토큰 1만3451개를 구매했다”고 공지했다. 장 대표가 위믹스를 공개 매수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로, 가치로 환산하면 2억4000만원이 넘는다.

이 밖에 국내 기업들이 발행한 코인 및 토큰은 가상자산 급락 파도에 휩쓸리며, 줄줄이 폭락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주로 게임사들이 가상자산을 발행해왔다. 일명 ‘돈 버는 게임’이라 불리는 P2E(Play to Earn) 게임 생태계를 선점하기 위해 가상자산을 직접 발행하며 시장에 적극 뛰어들어왔다.

카카오게임즈(293490) 자회사인 메타보라가 발행한 가상자산 보라(BORA)는 4월 초 1000원대에서 등락했으나, 현재는 40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넷마블(251270)의 블록체인 자회사 마브렉스가 발행한 토큰인 마브렉스는 이달 초 1만8000원대에 거래되다가 현재는 1만2000원대에서 등락 중이다.

컴투스(078340)의 C2X도 이달 초와 비교하면 37% 이상 하락한 가격에서 거래되고 있다. 네오위즈홀딩스(042420) 자회사 네오플라이가 지난 4월 발행한 네오핀 토큰은 출시 당시 3만6000원까지 치솟았지만 현재는 2200원대에서 거래되며 두 달 만에 가격이 93%나 폭락했다.

◇가상자산 급락세에 코인 발행도 미뤄

가상자산 발행 계획을 세웠던 기업은 일정에 제동이 걸렸다. SK스퀘어는 오는 3분기 계획했던 ‘SK코인(가칭)’ 발행을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SK스퀘어는 지난해 SK텔레콤으로부터 인적분할된 SK그룹의 정보통신기술(ICT)·반도체 전문 투자회사다. 당초 SK스퀘어의 계획은 올해 상반기 가상자산 백서(White Paper)를 공개한 후 3분기(7~9월)에 가상자산을 발행하는 것이 목표였다.

지난해 SK스퀘어는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빗의 2대 주주에 오르며 가상자산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직접 발행한 가상자산을 온라인 결제 수단으로 만들어 새 수익 모델을 만들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국내 10대 그룹 계열사 중 가상자산을 발행할 첫 사례라 시장에서는 SK스퀘어의 계획에 주목했었다.

SK스퀘어 관계자는 “현재 거시 환경이나 가상자산 관련 신뢰성 문제가 불거져 발행 시기를 조율 중”이라면서 “상표 출원이나 법인 설립 등의 준비는 끝난 상태”라고 말했다.

조선비즈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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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안정화돼야…옥석가리기는 필요”

전문가들은 가상자산 시세가 안정화되려면 코인 발행사와 코인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야 한다며, 이제는 알트코인에 대한 옥석가리기가 중요한 시기라고 평가한다.

이미전 빗썸경제연구소 리서치센터장은 “가상자산 시장이 안정되려면 아직 남아있는 손절 물량과 기관의 매도세가 진정되어야 한다”면서 “아울러 경기가 둔화되고 있다는 인식과 함께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마무리 단계에 진입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 센터장은 “올해 하반기부터 시장의 관심은 미국의 장단기 금리차 역전과 경기둔화 여부로 집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민승 코빗 연구원은 “게임회사가 만든 가상자산의 경우 게임이라는 토큰 사용처가 구비되어 있고 활용이 타 산업보다 용이해 블록체인 생태계의 빠른 성장이 기대되기는 하지만, 해당 가상자산의 가격 상승이 보장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특히 일부 알트코인들은 펀더멘털에 힘입은 건강한 상승세가 아니라 소수 ‘고래’들의 매입으로 인한 이유없는 상승인 경우도 많아 더 주의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김 연구원은 “무분별한 코인 발행은 ICO(가상자산 공개) 붐 이전부터 늘 존재해왔으며 새로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옥석가리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효선 기자(hyos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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