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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아파트 이어 땅까지”… 강원도 토지 절반은 외지인이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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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에 집중됐던 외지인의 강원도 부동산 쇼핑이 토지로까지 옮겨 붙었다. 올해 초 강원에서 거래된 토지 절반 가까이는 외지인이 사들였다. 지역에 따라 외지인 토지매입 비중이 70%에 육박하는 곳도 있었다.

조선비즈

지난 19일 강원 강릉시 강문해변의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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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4월 강원도 전체 토지 매매량은 2만9696필지로 집계됐다. 이 중 서울 및 기타 거주민의 토지매입량은 1만3408필지로, 전체 매매량의 45.15%를 차지한다. 올해 강원에서 이뤄진 토지 매수 거래 절반 가까이를 외지인이 한 셈이다.

강원도 토지에 대한 외지인의 관심은 작년보다 크게 높아졌다. 지난해 1~4월 강원도에서 외지인이 사들인 필지 비중은 41.5%였다. 올해 같은 기간 보다 4%포인트(P) 가량 낮다.

지역별로는 영서 지방에 외지인 매수세가 몰린 곳이 많았다. 2018 동계올림픽 개최지인 평창의 경우 올해 1~4월 전체 토지 매매량 3177필지 가운데 외지인 매입(2350필지) 비중이 73.97% 달했다. 강원도 내 18개 시·군 중 전체 토지 매매량 중 외지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가장 높았다.

토지 매매량 중 절반 이상을 외지인이 차지한 곳은 더 있다. 홍천의 외지인 토지 매입 비중은 56.71%로 강원 전체 평균을 10%p 웃돌았고, 횡성의 비중도 50.36%로 높은 편이었다. 영동 지방에서는 속초의 올해 1~4월 토지 매매량(1423필지) 중 54.39%인 774필지가 외지인 소유였다.

그동안 외지인의 강원 부동산 쇼핑은 아파트에 집중돼 왔다. 작년 강원도 아파트 매매량 3만508건 가운데 40.03%인 1만2112건을 외지인이 매입했다. 이는 2006년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올해 들어서는 1~4월 아파트 매매량 7385건 중 34.43%가 외지인 몫으로 비중은 다소 작아졌다.

외지인 투자가 꾸준하다 보니 강원 아파트값은 상승세가 견고하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강원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106.3으로 작년 말 대비 1.14% 상승했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이 지난 2월부터 하락세로 돌아선 것과 대조적이다. 올해 강원 지역 지가 변동률도 매달 0.2%대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강원에 외지인 부동산 투자가 몰린 이유로 크게 두 가지를 꼽는다. 우선, 강원은 도내 전 지역이 비규제 지역으로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상대적으로 덜 심하다. 청약 자격이나 전매 제한 등 각종 규제의 영향울 덜 받는다는 의미다. 수도권 대부분 지역이 규제지역으로 묶인 상황이라 투자 수요가 강원도로 이동한 것이다.

교통 호재도 외지인 투자 수요 유입에 영향을 미쳤다. 속초는 2017년 서울~양양고속도로 개통 후 접근성이 대거 개선됐고, 강릉은 2018년 KTX 강릉역이 개통된 덕을 봤다. 여기에 춘천에서 속초를 연결하는 동서화고속철도 사업과 동해북부선 강릉~제진 철도건설 사업이 오는 2027년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강원 지역은 교통망 확충으로 꾸준히 서울 접근성이 높아졌고, 앞으로 높아질 가능성이 있는 데다 청정 자연의 이미지도 있다”면서 “전반적으로 부동산 시장이 주춤한 상황에서 강원은 전북, 경남과 더불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앞으로도 강원 지역에 대한 선호도는 높은 상태로 이어질것”이라고 했다.

김송이 기자(grap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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