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로이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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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4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러시아 국경을 넘어선다. 서방이 주요 7개국(G7)·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등을 통해 러시아 제재 연대를 강화하자 푸틴 대통령도 동맹·우호 세력을 직접 찾아 세력 규합에 나서는 모양새다. 한편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키이우에 대한 공격도 약 3주일 만에 재개했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러시아 국영방송 로시아1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이 이번 주 중앙아시아에 있는 옛소련 국가인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2곳을 직접 방문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의 마지막 해외 순방은 우크라이나 침공(2월 24일) 이전에 이뤄진 중국 베이징 방문 이후 처음이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월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 개막식 참석차 베이징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에서 에너지·금융·우주 등 15개 분야 협정을 맺고, 준동맹 수준인 '새로운 시대 국제관계와 지속 가능한 세계 발전에 관한 중-러 공동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보도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먼저 △타지키스탄의 수도 두샨베에서 에모말리 라흐몬 대통령과 양자 정상회담을 나눈 뒤 △투르크메니스탄 수도 아시가바트로 이동해 카스피해 연안 국가(아제르바이잔·카자흐스탄·이란·투르크메니스탄) 정상들과의 다자 정상회담에 참석할 예정이다.
카스피해는 러시아 남서부, 아제르바이잔, 투르크메니스탄, 카자흐스탄, 이란 북부로 둘러싸인 세계 최대의 내륙 해로 석유·천연가스 등 각종 자원이 풍부한 곳으로 유명하다. 이들은 지난 2018년 카스피해 연안 5개국 정상회담에서 카스피해를 '특수한 지위의 바다'라고 정의하고, 법적 지위에 관한 협정에 합의하며 22년에 걸친 영유권 분쟁에 마침표를 찍었다.
타지키스탄과 투르크메니스탄 방문을 마친 뒤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도 갖는다. 앞서 올해(11월) G20 의장국인 인도네시아는 조코위 대통령이 모스크바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각각 만나 양국 평화 중재에 나설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또 오는 30일부터 7월 1일까지 벨라루스도 방문해 알렉산더 루카센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함께 포럼에 참석한다. 벨라루스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전 러시아와 군사합동훈련을 진행하는 등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돕고 있다. 최근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벨라루스에 핵 탑재 기능 미사일을 수개월 안에 배치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샤를 미셸 EU 상임의장이 26일(현지시간) 독일 바이에른 알프스 엘마우성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첫 실무회의에 참석을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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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대통령의 이번 해외 순방은 러시아 제재를 위해 연대를 강화하고 있는 서방의 움직임에 대한 대응 조치로 풀이된다. 서방이 G7·나토 정상회의 등 국제무대에서 러시아에 맞선 연합전선을 강화하자 푸틴 대통령도 이에 맞서 연합 세력을 구축하고자 동맹·우호 국가 방문에 나선 것이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서방의 제재로 중국, 인도, 이란 등과의 무역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23일에는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신흥 경제 5개국) 화상 정상회의를 가졌다.
미국, 영국, 유럽 등 서방국은 28일까지 독일에서 진행되는 G7 정상회의와 오는 29~30일 스페인 마드리드 개최될 나토 정상회의에서 대(對)러시아 제재 강화와 푸틴 대통령에 맞선 연합전선 유지 등을 논의한다. 실제 이날 G7 정상회의에선 러시아산 금 수입 금지가 러시아 추가 제재안으로 제시됐다.
미국 온라인매체인 인터내셔널비즈니스타임스(IBT)는 이번 푸틴의 해외 순방 목적은 동맹·우호 국가 간 유대 강화 이외 서방의 경제적 제재 회피 방안 마련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우크라이나가 서방 여러 국가로부터 지원을 받는 데 반해 러시아는 상대적으로 지원이 적은 상태에서 이번에 중앙아시아에서 입지를 굳히려 한다는 것이다.
한편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지난 5일 이후 멈췄던 키이우에 대한 공격을 26일 다시 시작했다. 이날 새벽에만 최소 14발의 미사일이 키이우에 쏟아졌으며, 이로 인해 중심부 아파트와 유치원 건물 등이 파괴됐다. G7 정상회의 개막일에 맞춘 공격으로 서방 국가들에 대한 경고성으로 해석된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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