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파괴된 우크라이나 키이우 아파트/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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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주요 7개국(G7)·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담을 앞두고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대한 폭격을 재개했다. 러시아가 키이우 도심에 미사일을 퍼부은 건 3주 만인데, 주요국들의 추가 대러시아 제재 움직임을 겨냥해 무력 시위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지난 5일 이후 멈췄던 키이우에 대한 공격을 다시 시작했다. 이날 새벽에만 최소 14발의 미사일이 키이우에 쏟아졌으며, 이로 인해 중심부 아파트와 유치원 건물 등이 파괴됐다. 현지경찰은 이번 공습으로 1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무너진 건물 잔해에 깔린 주민들도 적지 않아 사상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군은 키이우 외에도 전날부터 이틀간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 하르키우를 비롯해 체르니히우, 수미, 르비우 등 우크라이나 북서부 도시에 미사일 공격을 가했다.
G7 정상회의 개막일에 키이우에 대한 공격을 재개한 것을 두고 러시아의 경고 메시지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G7 정상들은 이날 독일 바이에른주 알프스 엘마우성에 모여 사흘간의 정상회의 일정에 돌입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러시아산 금 수입 금지 등 대러 추가 제재안이 논의될 예정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가 오늘 키이우에 대한 새로운 미사일 공격을 단행했는데, 우크라이나 수도에 대한 몇 주 만의 첫 공격"이라며 "이는 러시아를 고립시키기 위한 새로운 조치와 이날 열린 세계 최대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대한 명백한 도전의 표시"라고 분석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교부 장관은 트위터에 "G7 정상회의는 러시아에 대한 더 많은 제재를 하고 우크라이나에는 더 강력한 무기를 지원해야 한다. 러시아의 병든 제국주의를 물리쳐야 한다"고 요구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회의 직전 키이우 폭격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야만적이다"고 규탄했다.
G7 정상회의 직후인 오는 29~30일에는 스페인에서 나토 정상회의가 열린다. 이 회의에서도 우크라이나 문제가 주요 의제로 다뤄질 예정이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은 "러시아군이 키이우에 폭격을 3주 만에 감행한 것은 나토 정상회의를 앞두고 우크라이나인을 위협하려는 목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군은 전날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핵심 요충지인 세베로도네츠크를 점령하고, 우크라이나 침공을 도운 벨라루스에 핵무기 제공 가능성을 시사하며 서방을 더욱 압박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가진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앞으로 수개월 안에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로 사용할 수 있는 이스칸데르M 미사일 시스템을 벨라루스에 제공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최대 사거리 500㎞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인 이스칸데르M은 핵과 재래식 탄두를 모두 탑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가영 기자 park08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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