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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푸틴 “벨라루스에 핵무기 탑재 가능 미사일 시스템 공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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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22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전화회의를 통한 유엔 안보리 이사국들과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모스크바|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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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도운 벨라루스에 핵무기를 실을 수 있는 미사일 시스템을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푸틴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회담에서 “러시아는 이스칸데르-M 전술미사일 시스템을 벨라루스로 이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벨라루스는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을 재래식 혹은 핵무기 버전으로 모두 운용할 수 있게 됐다.

이스칸데르-M은 앞서 옛 소련이 개발한 전술탄도미사일 시스템인 스커드를 대체한 새 미사일 시스템이다. 재래식 또는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으며 유도탄의 사거리는 500㎞에 이른다.

푸틴 대통령은 또 벨라루스가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도록 Su-25 전투기를 개량하는 것을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런 현대화는 러시아의 항공기 공장에서 수행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관련 인력 양성이 시작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담에서 루카셴코 대통령은 인접국가인 리투아니아와 폴란드의 적대적 정책에 우려를 표명했다. 특히 그는 미국이 주도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벨라루스 국경 근처에서 핵무장을 했다며 벨라루스가 ‘대칭적 대응’을 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푸틴 대통령에게 요청했다.

이날 정상회담 장면 중 일부는 러시아 국영방송에 방영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루카셴코 대통령은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끈끈한 관계를 과시했다. 그는 “벨라루스는 브레스트(구 소련 극서부 지역 도시 중 하나였던 벨라루스 서부 도시)에서 블라디보스토크에 이르기까지 우리 조국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치명적인 무기도 사용할 수 있도록 모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벨라루스의 군용기에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푸틴 대통령에게 요청했다.

벨라루스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 벨라루스는 러시아군과 합동 군사훈련을 우크라이나 침공일까지 연장하면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는 물론 북부까지 3면에서 동시 다발 공격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이 이날도 벨라루스에서 우크라이나 북부 도시 지토미르와 체르니히우를 겨냥해 10여 발의 미사일을 날렸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이번 군사 지원은 서방 국가들의 잇따른 나토 가입 신청, 벨라루스를 통한 제재 대상 물자이동 방해에 대한 보복으로 해석된다. 특히 나토와 유럽연합(EU) 회원국인 리투아니아가 EU의 대러 제재 이행을 이유로 지난 18일부터 자국 영토를 거쳐 러시아의 역외 영토인 칼리닌그라드로 향하는 화물 이동을 막아선 지 일주일 만에 나온 조치다. 푸틴 대통령은 앞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군사 지원을 막기 위해 여러 차례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지난달 러시아로부터 핵탄두 미사일과 S-400 대공 미사일 시스템을 사들였다고 밝혔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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