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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김영환 충북지사 당선인 “연 1억 버는 농부 양성…진료비 후불제 연내 시행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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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김영환 충북지사 당선인이 지난 18일 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앞으로의 도정계획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충북도 제공


“농촌 환경을 개선해 연 1억원을 버는 농부를 만들고, 진료비 후불제 사업으로 취약계층의 병원비 부담도 덜어줄 계획입니다.”

김영환 충북도지사 당선인(67)은 지난 18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충북은 경제적 성장에만 치우쳐 왔다”며 “문화·정주여건 개선 등 창조적인 아이디어로 지속발전 가능한 충북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다음달 1일 취임식 장소를 대청호가 내려다보이는 문의문화재단지로 정한 것도 창조적 발상 중 하나다. 청주가 가진 호수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그의 대표 공약인 레이크파크 조성사업을 홍보하겠다는 것이다.

김 당선인은 “정권교체를 원하는 도민들의 염원으로 당선됐다. 각오가 남다르다”며 “성공적인 도정운영으로 도민들의 선택에 보답하겠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특별고문을 맡았던 그는 ‘윤의 남자’로 불린다. 또 최연소 과학기술부 장관을 역임하고 경기 안산에서 15·16·18·19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3년 전부터는 괴산에서 농사를 짓는 농부로도 활동 중이다. 1만6528㎡ 규모로 사과, 고구마, 옥수수 등을 재배하고 있다. 김 당선인은 농사를 통해 농민들이 처한 어려운 현실도 알게 됐다고 했다.

일부에서는 김 당선인이 경기도에서 활동해 온 만큼 그를 ‘정치 철새’라고 지적한다. 김 당선인은 “제가 성공해야만 윤석열 대통령의 시대가 성공하고 또 그 연장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다양한 인맥을 쌓아온 만큼 이를 도정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일축했다.

-12년 만에 충북지사 자리를 국민의힘에서 탈환했습니다. 승리할 수 있었던 요인은 뭘까요?

“충북은 사실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입니다. 다만 그동안 민주당에서 좋은 스펙과 능력을 갖추고 있는 분들이 상대적으로 많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난 선거에서는 정권교체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승리한 것입니다.”

-3년 전부터 충북 괴산에서 농사를 짓는다고 했는데요.

“농민들의 애환을 직접 체험하고 있습니다. 괴산군 청천면에서 5000평(1만6528㎡)규모로 사과, 고구마, 옥수수 등을 키우고 있어요. 아침 일찍 일어나서 풀을 뽑고, 농기계를 동원해 밭 갈고 비닐 씌우고 씨도 심습니다. 일손이 모자라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기도 합니다.”

-SNS에 ‘농사를 짓다 보니 농민들의 어려움을 알겠다’고 올렸는데 어떤 어려움인가요?

“‘농사가 참 돈이 되기가 어렵겠구나’라는 생각을 했어요. 노령화돼 있어 인력을 투입하지 않는 한 농업이 생존하기 어렵습니다. 좋은 농산물을 생산한다고 할지라도 그것을 팔 수 있는 판로를 확보하는 것도 어려운 상황이고요.”

-연 1억원 수익을 내는 농부를 양성한다고 했는데요?

“스마트팜을 포함한 새로운 형태의 농업 경영의 시대를 열려고 합니다. 도시에 남는 인력을 농촌에 연결해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직거래 방식으로 도시와 농촌을 직접 연결해 판매 문제도 해결할 생각이에요. 또 농업을 개혁하기 위해 농민들을 대상으로 IT 등 교육도 필요합니다. 새로운 안목을 가진 농부를 키워내고 싶어요.”

-유튜브 채널도 운영 중인데 지사가 된 이후 채널 운영은 어떻게 하실 계획이신가요?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가 14만9000명 정도 됩니다. 시골 생활과 일상 등을 유튜브에 올리고 있어요 . 그런데 지사가 되면 겸직금지로 수익 활동을 할 수 없어요. 유튜브 채널에서 나오는 수익을 충북도에 기부하고 지역 홍보하는데 활용할 계획입니다. 특히 충 TV 운영자인 충주시 김선태 전문관을 만나 운영 노하우 등을 배우려 합니다.”

-경기 안산지역 국회의원을 역임하는 등 경기도에서 활동해 왔는데요. 충북도지사로 출마했을 때 비판도 많았습니다.

“경기도 가서 꼭 경기도지사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졌던 것은 아니에요. 정권을 교체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노력해 왔습니다. 대선 승리 이후 경기도에서 출마해야 하나 고향인 충북에서 활동해야 하는 문제를 생각하게 됐죠. 두 달 만에 충북지사가 됐다는 지적도 많이 받았습니다. 저는 그동안 충북지사를 하기 위한 준비와 경험을 쌓고 인맥을 왔다고 생각해요. 그것이 이제 결실을 거두게 됐죠.”

-‘윤의 남자’라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앞으로 도정 운영에 많은 도움이 될까요?

“윤석열 대통령과 자주 소통하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과의 친분이 충북에서 앞으로 추진하는 사업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요. 민심은 언제 바뀔지 모르는 일입니다. 제가 성공해야 윤의 시대(윤석열 대통령의 시대)가 성공하고 또 윤의 시대가 연장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진료비 후불제’ 공약이 인상 깊었는데요. 정확히 어떤 사업인가요?

“모든 사람이 진료를 받고 돈을 바로 내거나 아니면 돈을 먼저 내고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어려운 사람들은 진료비 부담에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이 부담을 지자체에서 착한 은행(가칭)을 설립해 해결해 주는 것이 제 공약의 목표에요. 예를 들면 노인 인공관절 수술에서 자기 부담금이 100만원이라고 하면 이를 10만원씩 10차례에 걸쳐 나눠 낼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죠. 취임 후 올해 안으로 시행하도록 노력할 계획입니다.”

경향신문

김영환 충북지사 당선인이 지난 18일 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진행된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의 도정계획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충북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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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임인 이시종 충북지사가 추진해 왔던 세계무예마스터십 대회는 폐지할 생각이신가요?

“이시종 지사님께서는 무예마스터십에 많은 애착을 갖고 계셨어요. 하지만 이 사업이 얼마나 시민들의 호응을 받고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인지, 왜 우리가 그런 일에 역량과 예산을 써야 하는지를 아직 이해하지 못하고 있어요. 또 지원근거가 담긴 전통무예진흥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 결국 민선7기 주요 현안 중 재검토하거나 보완해야 할 사업 1순위라고 생각합니다. 만약에 이 사업을 지속시켜야 할 이유를 찾는다면 유지할 생각입니다. 그러나 지금으로서는 좀 어렵습니다.”

-이 지사가 추진하고 있는 사업 중 관심 가는 사업이 있을까요?

“‘미호강 프로젝트’라는 사업을 유심히 보고 있습니다. 미호강 프로젝트는 미호천 수질을 개선하고 친수 여가공간을 조성하는 사업인데 공약 중 레이크파크와 연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미호강 프로젝트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지는 않은 상황이에요. 레이크파크 사업과 연계해 청주시민들에게 즐길 거리를 만들어 줄 계획입니다.”

-레이크파크 조성사업은 어떤 사업인가요?

“호수를 중심으로 충북 전체를 균형발전 시키는 사업입니다. 충북에는 바다가 없는 대신 강과 호수가 많죠. 남한강으로 단양과 충주가 연결돼 있고 소백에서 내려와 월악에 이르는 백두대간의 호수는 관광 산업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이 사업을 완수해 호수관광 르네상스 시대를 열겠습니다.”

-출산·양육수당 지급을 약속했는데 막대한 예산이 필요한 것으로 예상됩니다. 가능하신가요?

“출산·양육수당 예산은 4년간 2조760억원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출산일시금을 포함하면 2조 4310억원 정도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어요. 인수위에서 검토하고 있는데 도비 40%, 시·군비 60%로 배분해 재원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도비의 경우 매년 2500억원 정도 필요하지만 재량사업비로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지사를 기대하고 있는 충북 도민에게 하고 싶은 말은?

“상상력이 가득한 충북을 만들고 싶어요. 충북은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있습니다. 그 가능성을 살리지 못했던 점이 참 아쉬워요. 저는 중앙 정치 무대에서 오랜 기간 능력과 인맥을 키워왔습니다. 이를 고향 발전에 활용해 충북을 대한민국의 중심으로 바꿔 나가겠습니다. 살고 싶고 행복한 충북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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